오늘 막내린 국감 결산

입력 1997-10-18 00:00:00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가 18일 막을 내렸다. 모두 16개 상임위별로 2백98개 기관에대해 실시한 이번 국정감사는 대선을 앞두고 실시됐다는 점에서 예상했던 대로 여야간의 힘겨루기가 치열했다.

특히 이번 국감은 국감 중반에 제기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비자금 의혹사건으로 여야간의 폭로전이 도를 넘으면서 일부 상임위가 마비상태를 보이는 등 국감실종사태를 빚기도 했다.이에따라 이번 국감은 중반기이후 여야간의 설전과 정쟁이 계속되면서 국감 본연의 임무인 민생문제는 철저하게 외면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특히 법사위의 경우에는 김대중총재 비자금수사를 촉구하는 신한국당의원들의 폭로와 국민회의의원들의 방어로 저질발언이 홍수를 이루면서 국감장이 시정의 싸움판을 연상케 하는 등 꼴불견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국감은 또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때문인지 여야의원들이 이례적으로 수감기관의 눈치를 보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수권 예비정당을 주창하고 나선 국민회의 의원들의 수감기관봐주기는 두드러졌다. 신한국당과 일부 야당의원들의 수준에 크게 밑도는 질의에다 심지어 농림해양수산위 등 일부 상임위에서는 폭로성 질의서를 준비했다 수감기관을 난처하게 한다는 이유로질의를 포기하는 사례도 눈에 띄었다.

또 이번 국감이 각 당 대선일정과 겹치면서 의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사례도 여전했다. 자신의 순서에 잠시 질의를 던지고 난후 곧바로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이 많아 대부분의 상임위가 오후에는상당수 의석이 빈채 썰렁한 상태로 진행되기도 했다.

의원들의 이같은 국감태도로 인해 수감기관 역시 형식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고질적인 병폐가 드러났다. 대부분의 수감기관들은 의원들의 질의가 있을 경우 "노력하겠다", "적극 검토하겠다"는 수준으로 답변을 얼버무리고 넘어갔으며 의원들도 성의있는 답변을 추궁하기보다 서면답변으로 대체하게 하는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같은 부실 국감와중에도 초·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은 내실있는 질의와국감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예년과 같은 스타의원들은 없었지만일부의원들은 각 분야별로 전문가를 별도로 채용해 정부측에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장문의 보고서를 내는 등 국감태도가 돋보이기도 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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