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배양신기술 개발 성공

입력 1997-10-09 14:00:00

"새 유전자 쉽게 만든다"

한 움큼의 흙속에는 5천여종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인류는 그동안 이 흙속의 수많은 박테리아를 이용, 산업 목적의 효소나 항생제등의 의약품을 만드는 연구를 해왔지만 흙속의 박테리아들을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기술이 부족, 번번이 실패했다.단지 1%%의 토양미생물만 인공배양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생명공학회사인 테라젠 다이버서티사(Terragen Diversity)가미생물의 DNA 일부분을 잘라 대장균등 배양하기 쉬운 숙주로 이식시켜 미생물을 배양하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테라젠사는 이 기술을 이용, 1만 5천종에 달하는 각종 이끼류로부터 새로운 합성물질을 뽑아내는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회사는 결핵 등에 잘듣는 항생물질인 스트렙토마이신 박테리아와이끼에서 추출한 합성물질의 DNA를 결합, 약효가 뛰어난 새로운 항생제를 만들기도 했다. 또 펄프나 종이를 만들때 목재의 천연섬유를 분해하고 표백시키는데 효과적인 16개의 새로운 효소를개발했다.

한번 배양된 박테리아를 무한하게 증식시킬 수 있는 이 기술은 3단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채취한 토양이나 이끼류 표본을 여러 개의 원심분리기를 통과시켜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한다. 또화학적처리를 거쳐 미생물의 분해를 막는 산성물질 등을 없앤뒤 미생물들의 DNA조작이 쉽게 이루어지도록 효소처리과정을 거친다.

일련의 과정을 거친 미생물의 염색체 단편들을 생물체들이 자연상태에서 유전인자를 교환하는 플라즈마라 불리는 DNA 가닥과 접합시켜 대장균류나 균류등 숙주로 쉽게 이식되도록 한다. 이식된미생물들은 숙주세포와 동일한 속도로 증식하게 된다.

또 유전자 이식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유전자를 만들어 쉽게 증식시킬 수 있다.테라젠 연구이사 조 맥터몬트씨는 이 새로운 방법으로 10만개의 핵산을 포함하는 염색체 덩어리를 이식시킬수 있고 30만개에 달하는 DNA구조를 변형시킬수 있다 고 말한다.

이 회사는 조만간 이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합성물질이나 단백질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이 기술의 개발로 인해 앞으로는 하찮은 미생물이라도 인류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꾸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崔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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