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전선 이상없다 오버-"
"산불본부 나와라. 여기는 제35망대, 칠봉산 기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니 확인해 주이소.오우버…"
산불지기 아줌마 김옥선씨(金玉善·55·성주군 용암면 죽전리 283).
성주군 용암면 죽전리 해발6백m 수남산 정상에 2평 남짓 알루미늄 조립식으로 지어진 제53 산불망대(望臺)가 그의 일터다.
올들어 산불감시원 생활 꼭 10년째를 맞는 그는 으레히 아침8시면 무전기·망원경·빨간모자에다점심도시락을 챙겨들고 수남산으로 향한다.
아름드리 숲속 오솔길을 한참 지나다 마주친 계곡엔 겨우내 얼었던 고드름이 녹아 흐르고 다람쥐와 온갖 새소리를 행진곡 삼아 걷는 출근길은 호젓하기 그지 없단다.
집에서 50여분 거리인 수남산 망대에 올라서 발아래로 펼쳐진 올망졸망한 야산들을 굽어보며 무전기 신호음을 시작으로 산불지기의 하루가 시작된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지요. 한번 났다하면 아무리 울울창창 절경이라도 단번에 잿더미로 변하고말지요…".
이젠 아예 산불아줌마로 통하는 김씨. 원래 남편인 허병(許柄·59)씨가 산불감시원이었으나 몸살탓으로 며칠간 대신 근무한다는 것이 영 눌러 앉게 됐다며 겸연쩍게 웃는다.
남편 허씨는 그때부터 한마디 불평없이 잘한다 싶어 자리를 아내에게 물려주고 그동안 거의 손을놓은 전답 7천여평의 농삿일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털어 놓는다.
50고개를 넘긴 김씨는 대학까지 마친 자식들이 이제 그만둘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닥달을 해대지만 이나이에 이만한 직장 구하기가 어렵다며 말꼬리를 잡아채고 만다.
산불이 없는 날은 등산객들이 내다버린 폐깡통, 음식찌꺼기 등 쓰레기를 주워모은 자루를 둘러메고 하산하는 하루일과가 그렇게 가볍게 느껴질 수 없다는 것.
김씨는 "예전이면 산불이 났다하면 인근 온동네 사람들이 모두 출동해 산불 진화에 나섰지만 요즘에는 그야말로 강건너 불보듯 하는 세태가 안타깝다"며 씁쓰레 한다.
〈성주·金成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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