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부도사태... 금융시장 "또 불똥"

입력 1997-03-20 14:45:00

재계 14위의 한보그룹 부도로 경색된 금융시장이 2개월여만에 26위의 삼미그룹마저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부도사태를 맞음에 따라 '금융대란(大亂)'의 위기감에 빠지고 있다.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미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이 전해진 19일부터 시중의 장단기 금리가 일제히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환율은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한풀 꺾였는데도 불구하고 사재기심리가 팽배해 10년여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가도 삼미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여파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폭락장세를 보여 금융시장이총체적인 난조에 빠져들었다.

금리 급등과 함께 금융권이 자금을 더욱 엄격하게 운영할 것으로 보여 담보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및 부도설이 나도는 일부 대기업들의 연쇄부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같은 자금경색 현상이 지속되면 결국 담보력이 충분하고 스스로의 신용으로 해외차입을 할 수 있는 대기업만 살아남고 나머지 업체들은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금융대란이 현실화될 수도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최근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재수사설이 제기되면서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대출과 관련해 극도의 몸조심을 하는 것도 자금이기업들에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계 일각에서는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을 풀기 위해서는 통화당국이 보다 과감하게통화를 풀고 은행들도 담보력이 취약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여를 원활하게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현재의 금융시장을 내버려두면 금리 및 환율 폭등에다 주가폭락 현상이 거듭되면서 부도회오리와 함께 극심한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정부당국의 특별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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