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쇼 TBC투데이 제작현장

입력 1997-03-07 14:50:00

TBC대구방송 지하 1층.

매일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다. 그래서 TBC사람들은 옛 독일군 지하벙커를 연상하듯 '벙커'라고 부른다. B1, 벙커원이다.

3월개편과 함께 민방 TBC가 도전적으로 시도한 '뉴스쇼 TBC 투데이'. TBC가 모든 화력(火力)을 동원, 주력프로그램화하고 있는 현장이다. 기자 5명에 PD가 7명. 경영진의 지대한 관심속에 이지하벙커는 TBC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벙커란 말이 어울리게 이 사무실은 창문도, 어떤 장식도 없다.

5일 저녁 6시. 낮동안 텅비어 있던 이 곳은 격앙된 표정의 팀원들이 한둘씩 들어오면서 묘한 긴장감이 돈다.

저마다 기사작성 하느라, '그림'(촬영 영상) 확인하느라 정신 없다. 이날은 '프로농구 열풍'이 테마뉴스. 현장 '그림'과 용병부대, 스타플레이어, 하이라이트 모음등에 대한 취재분이 제대로 됐는지, 구성을 어떻게 할지 금웅명제작국장과 이노수부장, 김영봉차장, 김정환차장이 모여 숙의를 거듭한다.

저녁 8시 기사 작성완료. 10시까지 멘트점검, 기사 수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출연자들은 분장실에서 매끈한 '얼굴 다듬기'에 들어간다.

10시 30분. 1층 스튜디오와 3층 부조종실은 '도떼기시장'을 연상시킬 정도. 이노수팀장의 고함소리가 연이어 터진다. "문발(문자발생기) 스텐바이 됐어? 확인해봐" "카메라 원, 풀 샷!" "어이 김PD 그림 찾아왔어?".

방송시작 30초전 "11시 50초에 들어갑니다"란 말과 함께 일순 적막감이 감돈다. 피말리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 일단 스타트가 되고나면 큐시트(방송진행 대본)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운다.

테마뉴스에 이어 택시운전기사의 밤을 그린 '꿈을 일구는 현장', 병원에서 집단 발생한 집단폐혈증을 파헤친 '패트롤 25'등이 순조롭게 항진한다.

드디어 오늘분을 모두 '쏟아낸' 밤 11시40분. 앵커 조용승아나운서의 마감멘트와 함께 오늘 방송에 대한 짧은 품평과 서로에 대한 격려의 눈빛을 보내면 스태프진은 오늘 하루도 무사한 것에 안도한다.

'뉴스쇼 TBC 투데이'는 지역 보도프로그램으로서는 혁신적 시도라 평가된다. 뉴스쇼는 단순한보도차원을 넘어 심층취재에 정보, 거기다 오락적 요소까지 집어넣어야 하는 하이테크 뉴스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섣불리 시도할 수 없는 것. '저러다 사람잡는 것 아니냐'는 지역방송가의 평대로 TBC의 시도는 대단히 모험적이다. 김성태상무는 "지역민의 생활 깊숙이 파고들자는 의도에서기획하게 됐다"면서 "총력을 기울여 지역민들에게 뉴스다운 뉴스를 전달하겠다"고 자신했다.〈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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