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전체 수사 확대해야

입력 1997-01-31 00:00:00

시내버스 회사 한영교통(주)의 수입금 횡령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대구 시내버스 회사들 역시 서울과 마찬가지 비리의혹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해마다 경영적자를 이유로 버스요금을 인상해왔고 올해도 20%%가 넘는 요금인상을 요구중인버스조합으로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이상 적자타령을 늘어놓기 힘들게 됐다. 또"대구는 공동배차제를 시행하므로 수입금을 빼돌리기 어렵다"는 지금까지 버스조합의 항변도 근거가 약해졌다.

오히려 시내버스 수입금 횡령의혹을 제기하며 요금인상의 부당성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한층 커질 전망이어서 요금인상을 결정하는 대구시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경찰조사결과 한영교통(주)은 버스 1대당 1만~2만원의 수입금을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10년동안2억3천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서울 시내버스 회사들이 사용한 것과 꼭같은 수법이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보다 적극적인 수사를 벌여 회사측의 이중장부를 찾아내거나 관련자들에대해 철저히 조사할 경우 수입금 횡령규모는 한층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이번 기회에 대구시내 버스회사 전체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버스조합측은"한 회사의 비리를 전체로 확대시켜 보지 말아달라"며"지금이라도수입금실사를 요구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항변하고 있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또 한영교통(주) 수입금 횡령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과 수법 등을 제시한 시민단체의 고발에도 불구, 명확한 입증자료를 확보하지 못한채 당사자 자백과 예금계좌 조사로만 일부 비리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수사상의 애로를 이유로 시내버스 전체에 대한 수사확대가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철저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대구 시내버스 회사의 수입금 횡령가능성에 대한 시민들의 의혹은 눈덩이처럼 부풀 것으로 보인다. 버스조합의 요금인상안을 거머쥐고 앉은 대구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曺永昌.金在璥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