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수술 신중 기해야

입력 1997-01-29 14:34:00

회사원 김모씨(40)는 얼마전 요통이 심해 대구시내 한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흔히 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 의사의 권유에 따라 입원비, 약값, 보조기 비용 등약 1백만원을 들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직장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져 '수술받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다시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또다른 의사를 찾았을 때 '실패한 허리증후군(FBSS)'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FBSS는 허리수술이후 증세의 호전이 없거나 본래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

재수술을 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사의 말에 약물치료와 척추경막외 주사, 자세교정, 골반 견인장치 등을 이용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디스크수술을 받은 환자중 30~40%%가 FBSS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왜 FBSS가 나타나는 것일까?

직장생활 등의 이유로 꾸준한 치료를 꺼리는 환자의 성급함과 수술로 좀더 많은 진료수입을 얻으려는 의사, 잘못된 진단이 겹쳐 발생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허리디스크로 잘못 진단되는 대표적 질병은 이상근증후군. 엉덩이 위쪽에 있는 이상근이 바로 아래 좌골신경을 눌러 엉덩이에서 종아리, 발까지 좌골신경통을 일으킨다. 폐쇄신경염, 좌골신경증후군, 지각이상성 대퇴신경통, 외척추장 협착증 등도 허리 디스크와 구별을 요하는 질환이다.북미신경외과학회에서 웨버박사가 발표한 '수술 또는 대증가료요법을 받은 디스크환자의 만족도'조사에서 수술환자는 시간이 지날 수록 만족도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한번 제거한 디스크는 재생되지 않으므로 FBSS가 나타나지 않은 수술환자라도 평생 허리운동이제한되고 뻐근한 요통에 시달려야 하기때문이다.

수술 1년후 92%%였던 환자의 만족도가 4년후 82%%로 떨어진반면 대증가료를 받은 환자는 1년후 만족도가 수술환자보다 낮은 79%%였으나 4년후에는 오히려 88%%의 만족도로 수술환자를앞질렀다.

이때문에 디스크 수술은 신경압박이 심해져 대소변 장애가 생기거나 급격한 근위축으로 발목이처지는 경우에만 시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신경외과 박한배원장은 "허리디스크는 척추경막외 주사와 물리치료 등으로 수술 못지않은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신체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는 수술은 최후의수단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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