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로봇 개발 선점 경쟁 불붙었다

입력 1997-01-18 14:27:00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은 대개가 인간보다 뛰어난 기능과 지적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인간을 위해 봉사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인인 인간을 오히려 지배하려 든다.하지만 우리주변에 있는 로봇은 이러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인간을 닮았다기 보다는 단순 생산공정을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갖춘 기계에 가깝다.

기계에 불과한 로봇에 인간과 비슷하게 느끼고 생각하며 움직이는 '휴먼로봇' 개발 경쟁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휴먼로봇 개발의 선두주자는 미(美)MIT대 인공지능연구소. 지난93년부터 휴먼로봇개발에 본격 착수한 이 연구소는 최근 두발로 움직이는 로봇 스프링헤론(Spring Heron)과 공룡의 모습을 한 트루디(Troody)를 개발했다.

현재까지 개발된 로봇이 4개 또는 그 이상의 다리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MIT의 두발 로봇은 로봇역사에서 '직립보행'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소는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는 목과 두팔, 눈, 귀와 학습능력을 갖춘 휴먼 로봇 '코그'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중이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휴먼로봇시스템 '센토'를 개발하고 있다. 99년 등장할센토는 말의 하체와 인간의 상체를 결합한 반인반마(半人半馬)의 불완전한 휴먼로봇. 제한적 자율성을 갖춰 원격작동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인간이 하기 어려운 위험한 임무수행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원은 2004년까지 인간과 같은 능력을 갖춘 두발로 걷는 로봇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휴먼로봇의 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휴먼로봇개발에는 고성능 센서, 카메라를 통해 얻어지는 영상에서 로봇의 동작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는 시각인식기술, 인간의 음성명령을 이해하는음성인식기술등 미래형 첨단기술이 총동원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로봇에게 고기능의 계산능력과 '인간형 판단특성'을 부여해야 한다. 인간처럼 시각과 촉감을 동시에 이용해 정밀작업을 로봇이 수행하려면 높은 계산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 다양한 외부정보를 받아들이고 학습을 통해 축적된 지능으로 바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능이 있어야 한다.하지만 아직까지 복잡한 제어알고리즘을 인간처럼 고속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실험실에서조차 구현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李鍾均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