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아동 대학학비보조 없어 '배움의 기회' 박탈

입력 1997-01-15 00:00:00

아동복지시설 청소년에 대한 정부의 교육비 지원이 제대로 안돼 대다수 중학생들이 인문계 대신공업계 및 상업계 고교 진학을 사실상 강요받고 있다.

특히 학교 성적이 우수한 복지시설 청소년들도 인문고 졸업 후 대학 학비보조가 전혀 없어 자신의 자질 및 의사와 상관없이 실업계 고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구지역 17개 아동복지시설에는 한해 평균 1백여명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있으나 이들 중 90명이상은 학교 성적과 학비지원 문제로 실업계 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인문계로 진학하는 경우도 지난해까지 고교 석차 30%% 이내인 경우만 학비를 지원해 사실상 인문고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올 2월 수성여중을 졸업하는 이모양(16.ㄷ원 소속)은 인문계 고교로 진학이 가능한 성적이었으나대학진학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여상에 입학하기로 했다.

정화여중 3년 박모양(16)도 반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받았으나 시설의 경제사정과 담임교사 권유로 실업계로 진학했다.

그러나 시설 청소년의 경우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더라도 재정보증인을 세울 수 없어 은행, 마을금고 등 금융기관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해 고교졸업 후 진로도 심각한 상황이다.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모군(15.ㅇ중2년)은 "반친구들이 거의 다 학원에 다니고 컴퓨터도수준급이기 때문에 친해지기 어렵다"며 "어차피 실업계 교교에 가야해 공부에는 관심이 없다"고말했다.

대성보육원 최현자원장은 "시설 아동들에겐 지금 먹고 입는 문제보다 어릴 때부터 마음껏 공부할수 있는 정부의 교육적 뒷받침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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