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건강하게 삽시다

입력 1996-12-20 00:00:00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면서 가로수 거리끝을 흔드는 삭풍이 점점더 쌀쌀하고 매서워지고 있다. 모레쯤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본격적인 겨울추위가 시작될것이다. 초겨울이 되면 정작 집안에서 가장 바빠지고 신경이 곤두서는 쪽은 주부들이다. 망년회 술자리로 지치고 시달리는 남편들의 체력관리에다 학교생활의 규칙에서 풀려나면서 그르치기쉬운 아이들의 건강관리까지 도맡아 챙겨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부들은 겨우내 온가족이 건강하게 겨울나기를 할수있는 겨울건강의 비방(秘方)이 필요 해지게 된다.

요즘은 건강강좌다 뭐다해서 주부잡지나 언론에 건강특집 같은게 넘쳐나는 세상이니까 웬만큼 그 런쪽에 관심 깊은 주부들이라면 의료인들 못잖다할만큼 건강상식이 잘 무장돼있다. 그러나 정작 약물에 의지하지않고 인체 스스로가 지니고 있는 기(氣)의 정체(整體) 능력에 의한 겨울나기를 잘알고 있는 주부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것같아 머리아픈 정치얘기대신 건강상식의 허실을 염두에 두면서 두어가지 손쉬운 겨울가족 건강관리비방 얘기나 나눠보는게 좋을것 같다. 겨울건강의 가장 기본은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체온관리.

발과 머리쪽의 체온관리 그리고 정서적인 기(氣)의 흐름만 조정할수만 있다면 겨울건강관리는 끝 이다.

어느 명의(名醫)가 평생의 비방이 담긴것이라며 한권의 책을 남겨주고 죽자 제자들이 큰 기대속 에 그 책을 펴봤더니 단 한줄,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 고 쓰고 그밑에 주(註)를 붙여 제자들이여 죽은 내몸의 발은 절대 따뜻하게 하지마라. 발을 따뜻하게 하면 다시 살아날지 모르니까 라고 썼다는 얘기도 상식을 강조한 예화이다.

인체는 스스로 적당한 체온을 유지하는 훌륭한 자율조절기능을 갖고 있다. 추운 겨울이라면 발열 량을 높이기 위해 근육이 긴장하고 몸이 오그라들어 체표 면적 축소로 방열을 최소화시킨다. 혈관수축과 함께 근육의 떨림(골격근의 운동 증가)을 통해 열생산을 촉진한다는 얘기다. 겨울철 소변후 갑자기 몸이 떨리는 것도 체온손실을 만회하기위한 반사적인 근육운동으로 소변후에 떨림 을 억지로 참지말고 몸이 요구하는 대로 떨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반대로 아기들은 어른만큼 체온조절이 민감하게 되지 않기때문에 38도이상 열이 올라도 다른질병 이 없는한 특별한 병이라고 여길것 없다. 그러나 너무 두꺼운 옷을 입혀 방열이 자연스럽지 못한 상태에 있지 않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여름철과 달리 갈증이 나는 외부 환경이 이니므로 수분부족 상태가 되기 쉽다. 따라서 피부가 가렵거나 목이 잘 잠기고 기침을 하며 담배 가래 같은것도 여름보다 짙게 나오는 데다 소변도 자주마렵고 별로 피로하지 않는데도소변색이 짙은 경우가 있다. 따라서 따뜻한 수분 을 의도적으로 섭취 시켜야 좋다. 맹물온수보다는 찌개나 국물상태로 자주 식탁에 올려주는것이 가족의 겨울나기에 유익하다는 얘기다. 겨울목욕도 때밀이를 심하게 한 상태나 춥다는 인식에서 탕속에 있는 시간을 평소보다 오래 하는것도 겨울감기에 대한 저항을 떨어뜨린다고 정체학계에서 는 주장한다. 특히 대낮의 목욕이나 배가 부를때 더운목욕을하는것은 아침, 저녁 공복때의 목욕보 다 해롭다고 본다.

망년회때 과식한 날은 콧등을 더운 물수건으로 따뜻하게 찜질 시켜주는 것도 좋다. 겨울에 유의 할 것은 아이들에게 먹기싫다는데도 보신삼아 고영양가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것은 인체가 지닌 자연 정체력의 기를 깨지게 하는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그런짓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자체 힘이 있는 사람에게 대용호르몬을 강제 투여 하는것과 마찬가지다.

음식이든 옷두께든 아이가 원하는 인체 욕구대로 자연스레 따라가 주는것이 좋은것이다. 위에는 비싼 털옷을 입히면서 양말은 합섬으로된 양말을 신기는것도 발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기본적인 겨울건강원칙에서 벗어난 짓이다.

형편이 어려워도 양말만은 모직이나 면으로된 제품으로 신기는 것이 좋다. 눈이오고 춥다고 해서 방안에 붙들어 두는것도 기의논리로 보면 매우 어리석다고 기론자들은 말 한다.

자신이 좋아서하는 노동은 힘들어도 잠재체력에 의해 무리가 따르지 않고 기가 생성된다. 마찬가지로 눈을 맞으면서 하루종일 뛰어도 피로를 모르는 아이들은 눈이라는 기(氣)생성의 심리 적 요인이 있기 때문에 감기따위는 견딜수 있는 기체력이 생성되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은 몇가지 음식관리, 옷관리만 해주면서 겨울내내 저하고 싶은대로 놔두면 된다는 얘기가 된다.

남편들에게도 망년회 술자리에서 실컷 웃고 울고 떠들도록 저하고 싶은대로 허용해야 한다. 감정의 기를 이성이나 지성으로 억제 하는것이야말로 몸속의 기(氣)를 깨고 기에의한 정체의 저 항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웃고 싶으면 실컷 웃고 떠들고 싶으면 떠들도록 감정의 기혈맥을 뚫리게 두는것이 남편의 건강한 겨울나기에 도움이 된다.

한겨울 동안만이라도 남편들의 스트레스를 더 잘 어루만지고 받아주며 몸속에 자생하는 기를 보 호해주자는 말이다.

아이, 남편 다 멋대로 기 살려주고, 그럼 주부들의 겨울나기는 어디가 버렸나. 주부도 남편과 똑 같은 사람이고 어른이다. 연말에 노래방도 가고 싶으면 가고 계모임서 술도 한잔쯤은 마시고 싶 을때 마시면서 육체적, 정신적 기를 막히게 하지는 말아야 기 보호가 필요한 겨울건강에 좋다. 다만 어디까지나 한국의 어머니들 다운 선(線)을 지키면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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