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보리, 정전협정 준수 촉구

입력 1996-10-16 00:00:00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잠수함공비침투사건과 관련,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공식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한반도문제에 대해 당사국인 우리나라의 요청에의해 안보리의장이 문서로 성명을 채택한 것은 남북 분단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안보리이사국이 아니었다면 좀처럼 획득할 수 없는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한국이 안보리진출이후 처음으로 거둔 빛나는가시적 외교성과라 할 수 있다.

유엔 안보리는 15일 오전 비공식협의회를 거쳐 바로 본회의에 들어가 5개상임이사국을 포함한 15개이사국 전체의 만장일치로 4개문안의 의장성명을 통과시켰다. 이 성명은 북한잠수함사건에 심각한 우려 를 전제한 다음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시까지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와 한반도내 긴장고조와 평화안정 저해행위의 자제, 당사자간 대화에 의한 평화적 문제해결등 세가지를 촉구했다.

안보리의장 성명은 지난달 18일 무장잠수함사건 발생 1개월여만에 채택된 것으로 북한의 동지적 입장에 있는 중국이 상임이사국으로 버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경고성명을 얻어 낸 것은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이성명은 단순하게 북한의 무장잠수함사건을 힐책한 것이 아니라 그 뿌리에 해당하는 정전협정문제까지 지적함으로써 북한의 방자한 최근 행동에 쐐기를 박은셈이 됐다.

이번 의장성명은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은 완전히 준수되어야 하며 정전협정이새로운 평화체제로 대체될 때까지 계속 유지돼야 한다 고 분명히 밝혀 그동안정전협정은 한조각 휴지에 불과하다 는 북한의 생떼를 일축하고 정전협정이 계속 유효한 존재임을 선언했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가 이번 성명을 이정도로 유도해 오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대의 걸림돌은 중국과의 마찰이었다. 한.중양국은 5회의 대사급협의와 3회의 실무협의를 통해 차근차근 타협점을 찾아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안보리차원의 조치자체를 반대해온 중국의 입장을 고려할때이만한 성과도 괄목한만한 성과 로 평가되지만 욕심같아서는 사건을 일으킨북한의 침투 내지 침범 이란 단어를 바로 명시하지 못한것이 애석함으로 남는다.

의장성명이 북한의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구속력은 갖지 못한다. 그러나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터질땐 안보리가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중요하다.

지금까지 미국에만 의존해온 한반도 안보문제가 순수 우리의 힘으로 안보리 의장성명을 얻어냈다는 것은 하나의 쾌거라고 말할수 있다. 이번 의장성명은 성숙된 우리외교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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