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이후 정국풍향

입력 1996-04-20 14:57:00

"정치권에 훈풍이 불것인가"

정치권에 훈풍이 불것인가.金泳三대통령이 18일부터 3일간 국민회의 金大中총재를 비롯해 자민련 金鍾泌총재와 민주당 金元基공동대표를 차례로 청와대로 초청, 개별회담 형식으로 국정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눈 것에 대해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향후정국과 관련 이런저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0월께 盧泰愚前대통령의 비자금사건이 불거진 이후 5.18특별법 제정, 정치인사정(司正), 15대총선으로 이어지면서 그동안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얼어붙었던 與野관계가 회담을계기로 급선회, 해빙국면으로 내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우선 회담개최를 전격제의한 金대통령의 의도는 몇가지로 요약된다.

金대통령이 연두담화에서 밝혔던 與野영수회담 용의를 실천한다는 뜻도 있지만 무엇보다 최근의북한동향등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정세에 대해 야당대표들에게 설명하고, 외교를 비롯한 對北문제에 있어 초당적 협조를 당부하자는 것이다.

또 15대총선 과정에서 다시금 골 깊어진 지역감정과 정당.후보간의 반목을 씻으면서 흐트러진 민심을 추슬러 21세기를 앞두고 국민대화합=큰 정치 실현하는 장정에 야당의 동참을 촉구하자는뜻이다.

이밖에 5월 국회 원구성에 있어서 야3당이 뭉쳐 與野간에 극한대립하는 상황도 막아보자는 바람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金대통령은 신한국당이 선전한 이번 총선결과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집권후반기 정국을 주도할 수있다고 판단하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金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을 야권에서 어디까지 따라줄지는 미지수다.

우선 총선결과를 받아들이는데나 정국현안에 있어서도 與野 정치지도자간 적잖은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것 같다.

金대통령은 현재의 상황을 여소야대로 보지 않는다 고 잘라말하고 정치인이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막을수 없다 며 영입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보인 반면, 야당대표들은 이같은 정치행태에 다분히 비판적이다.

국민회의 金총재는 여당이 인위적으로 과반수의석을 확보하려는 것은 옳지않다 며 신한국당의무소속당선자 영입활동을 정면으로 따진데 비해 자민련 金총재는 이에대해 대통령이 與小野大에신경쓸 필요가 있느냐 고 완곡하게 언급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金鍾泌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사안별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金총재(JP)는 金대통령이 15대국회부터는 농성이나 단상점거같은 행태를 버리고 참신하고 스마트한 정치를하도록 하자 고 하자 세계 어디에서도 없는 일이다.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으며 앞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정치를 하겠다 고 대답했다.

그러나 총선유세장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했던 대선자금 문제나 내각제개헌, 정계개편등 예민한 정치현안은 원론 수준에서 얘기가 오갔을뿐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야권일각에서 이럴바에는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 는 불만마저 표출했듯이 여전히 향후정국에서 언제든지 터질수 있는 뇌관 으로 남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당선자 상당수가 의원직을 잃게될것 이라는 金대통령의 말대로 대대적인 선거사정(司正)의 한파가 정치권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국면이다. 선거후의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졌던 선거사범 처리가 金대통령의 단죄 의지가 워낙 강해 與野할것없이 숨죽이고 사법처리 범위와 대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선거사범 수사는 선거법 위반양태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형평성이 관건이다.그렇다고 해도 金대통령이 이를 향후정국의 기선잡기 로 활용한다는 식으로 비쳐질 경우 벌써부터 표적사정이 시작된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야권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결국 이번 與野영수회담은 선물 을 주고받은 실속이 있었다기보다는 대화정치의 물꼬 를 텄다는 의미와 어수선한 선거후의 정국을 정리하면서 서로 향후정국의 풍향을 가늠, 모양갖추기 수준이라는 것이 총체적 평가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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