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들에게 80년대의 의미는 무엇인가. 변혁의 희망에 불타다 좌절한 연대인가. 80년대에 대해 상이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두 소설가의 작품집이 나란히 발간돼 관심을 끈다.이대환씨(37)의 소설집 '조그만 깃발 하나'(창작과 비평 펴냄)에 들어 있는작품들은 80년대말부터 90년대초에 걸친 진보적 문학의 경험과 실험에 대한 인식과 해방 전후부터 현재에까지 이르는 변혁운동의 역사에 대한 이해와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초록은 지쳐 단풍드는데' '철(철)의 혀' '서울도시를 쓰니'와 같은 작품들은 노동 현실 및 변혁운동이 이제 삶의 자연스런과정으로 담기며 '잔치, 다시 열리다' '가루전' '떠도는 불꽃' '포구는 바다로 열려 있다''조그만 깃발 하나'는 60, 70년대 혹은 해방 전후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등 더 거시적인 역사적 과정과 더 다양한 계층 및 계급에까지 관심이 확대된다.
이씨의 이번 창작집의 두드러진 특징은 첫째 다루는 대상의 다양성. 다양한 계급 계층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상황에서 각기 다른 사유 방식으로 살아가는 많은 인물들을 생동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두번째는 작품 주제 및 소재의 특성에 따라 걸맞는 구성방식을 선택하고 형식적 측면 및 미학적 효과에대한 관심을 보이고, 마지막으로상징적 장치 및 기법을 적절히 끌어들이고있는 점을 들 수 있다. 경북 포항 출신인 이씨는 장편소설 '말뚝이의 그림자' '새벽 동틀 녘'을 냈다.
주인석씨(32)의 연작 소설집 '검은 상처의 블루스-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문학과 지성사 펴냄)에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80년대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을 갖고 있다. 왜 아직 80년대인가. '사잇길로 접어든 역사'등의소설은 80년대에 대한 역사허무주의적 관점과 청산주의와 대결, 80년대의 현재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주씨의구보 연작 '마지막 소설가, 구보씨의 10년후'에서 그는 10년후의 다음 시대 혹은 세대에 있어 소설은 문화매체의 변화로 더 이상 문화의 중심도 아니고 장인의식도 사라질지 모른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자연과 세계와 우주에 대한 전체적인 통찰, 그리고 복제되지 않은 자기를 찾아가고 그런 자기를 통찰하는 것'을 소설이라고여전히 생각하고 있다는점이다. 주씨는 장편소설 '희극적인 너무나 희극적인'과 희곡집 '통일밥'을 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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