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단독 국회유보배경

입력 1994-11-23 12:58:00

22일 오후 단독국회 강행을 예고하던 민자당은 일단 25일까지 다시 72시간등원을 유보했다.이는 황낙주국회의장이 이날 단독국회를 반대하면서 마지막으로 한번더 여야대화를 촉구하는 시한부 중재안을 내놓은 것이 직접적인 이유이다.그러나 실제로는 민주당내에 국회등원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는등 민자당으로서는 매우 반가운 조짐이 일고있다는데 따라 조금만 더 기다리면 의외로 좋은결과가 나올수도 있다는 기대가 주요배경이다.

민자당은 3일간의 유예에 대해 "시한부유예가 문제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회의론도 많지만 단독국회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적지않음을 감안한듯 못이기는 척하면서 황의장의 중재를 받아들였다.

민자당은 이날 오전 여야총무회담이 끝난후 즉각 총무단회의를 소집, 소속의원들에게 내렸던 본회의소집령을 해제했다.

당지도부는 당초 "24일이 인내의 마지노선"이라며 거듭 민주당에 대한 등원압박을 가했다.

민자당측은 이번 이기택민주당대표의 12.12공세를 기본적으로 이대표가 당내입지확보를 위한 개인적인 욕망 달성을 위한 것이라고 격하하고 있다.따라서 민주당내에 김상현의원을 비롯한 이대표의 위상강화를 기본적으로 달가워하지 않는 비주류측이 적정시점에서 반드시 이대표의 주장과는 상치되는국회등원주장을 제기하고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민자당이 국회정상화를 위해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열 경우 민주당내에서 반드시 원내복귀주장이 제기될 것이고 한편으로 민주당내의 균열을 이끌어내는등 전술적인 효과를 위해서도 단독국회 강행이 필요한 카드였던 셈이다.이같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점치던 중 일사불란하게만 보이던 민주당의 강경투쟁 노선이 22일 오전 민주당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견이 팽팽히 맞섰다는 민주당측의 발표가 있자 민자당은 회심의 미소를 머금으며 좀더 시간을 갖자는 방향으로 전격 선회한 것이다.

한편으로 민주당에 대한 압박을 강화, 박범진대변인은 "12.12사건 기소문제를 의제로 한 영수회담은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민주당의 국회등원을 거듭 촉구했다.

현재 민자당내 기류는 "이대표의 주장이 관철되기는 힘들 것이며 이대표가결국 자신의 강경노선을 꺾고 원내로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란 낙관적인전망이 우세한 듯하다.

그러나 이대표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고 {회군점}을 지났다는점을 감안할 때 민자당의 이같은 바람이 말그대로 민자당만의 {바람}으로 끝날 공산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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