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현재 돌봐줄 가족이 없어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은 대구에만 3천3백여명에 이른다. 이중 생활능력이 없어 생계비를 전적으로 정부에 의존해야 하는거택보호대상자는 1천3백13명.**병원비 대기 급급**
양로원이나 요양원등 노인복지시설에 수용돼 있는 3백80여명을 합하면 대구시에 살고있는 {법정불우노인}은 2천2백여명인 셈이다. 이들은 생계능력이 없기 때문에 생활비 전부를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지원금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거택보호노인들에게 지원되는 생계비는 월 5만원정도의 연료비와 부식비, 노령수당 1만5천원, 쌀10kg과 보리쌀 2.5kg이 전부다.
이들 가운데 많은 노인들이 신경통 백내장등 노인성질환을 앓고있다. 이때문에 약값과 치료비로 대부분 생계비를 지출하고 있어 이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정분할머니(78)는 [허리통증이 심해 약값으로 월3만원이상이 들기 때문에 반찬을 장만할 돈이 없어 거의 매일 김치 한가지로 밥을먹고있다]고 말했다.
아직 거택보호노인들에겐 주거비가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그 비용도 큰 부담이다. 대구시 북구 산격1동 조용호 할아버지(72)는 [영구임대아파트 임대료5만원을 내고나면 생활비가 바닥나지만 돈을 벌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며어려움을 호소했다.
[하루 한끼 식사가 어렵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고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 조용식씨는 강조했다.
**돈 벌 기회 거의 없어**
가난 못지않게 이들을 괴롭히는 것은 외로움이다. 그러나 이들 노인들을 찾는 온정의 손길은 거의 없다.
사회복지 관계자들은 [자원봉사자들도 노인은 꺼려 자원봉사자 파송사업이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노인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자원봉사자는10개팀 안팎일 것]이라고 말한다.
양로원등 노인시설도 온정의 발길이 뜸하기는 마찬가지다. 대구시 북구 관음동 복음양로원의 경우 연말연시를 제외하면 방문자의 발길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 양로원 김병희 사무장(55)은 [노인들과 대화도 안되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이 방문을 꺼린다]며 [노인시설에 수용될 경우 의식주문제는 해결되더라도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무료한 여생을 보낼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불우노인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무관심을 잘 나타내주는 대목은 불우노인 결연율이다.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후원자와 연결된 불우노인은 모두 5백75명.이들중 독거노인은 2백10명뿐이다.
소년소녀가장 등 아동의 경우 그간 사회복지기관의 노력으로 결연율이 1백를 넘었지만 노인결연율은 25%에 불과한 것이다.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 한 관계자는 [노인결연사업의 경우 후원자들이 잘 나타나지 않아 한달에 1-2명꼴]이라며 [그나마 확보한 후원자들도 봄이 되면 대부분 후원을 중단, 노인결연사업을 더 이상 확대하기 어렵게한다]고 말했다.**이웃사랑 실천 기대**
노인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지만 그 심각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지극히 낮다.
불우노인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빈곤이다. 노인들은 가난뿐 아니라질병 고독감과도 싸워야 하기 때문에 가난으로 겪어야 할 고통은 다른 연령층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나 사회적 관심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변변한 노인복지전문기관 하나 없다는 사실이 이를 잘 반증한다.전문가들은 정부의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의 관심이 노인문제를해결하는 열쇠라고 말한다.
선진복지국가도 노인문제 해결을 정부에만 일임하고 있지는 않으며 종교단체와 뜻있는 민간단체가 불우노인돕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대구시 가정복지과 김상준과장(45)은 [시민전체가 이웃사랑을 실천한다는 생각에서 우리주변에 있는 불우노인들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이들의 고통은 한결가벼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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