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우루과이 라운드는 잘못

입력 1993-12-14 00:00:00

[애당초 될 일이 아니었구나] [공연한 시도였구나]하고 역사를 뒤돌아 보는일이 많다. 공산주의가 그런 것이었다. 우루과이 라운드도 그러한 시행착오였다고 역사에 기록될 날이 곧 올 것이다.농산물 자급마땅 농산물은 그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는 것이 정상이다. 시들고부패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부패라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데 장거리 수송을 위해서 방부제를 쓰는 것은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다. 무역을 위해 자꾸만 육중한 선박들을 더 만들어 오대양에 마구 연기를 뿜어대게 하는것도 조물주의 뜻을 어기는 일이다. 환경문제라는 벌을 내리게 마련이다.섭리는 사람들에게 벅찬 일거리를 주려 했다. 일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그일을 하는 동안에 삶이 있게 하는 틀이요, 장치인 것이다. 삶에 목적이 있다.그런데 지금 세상은 마치 생산이 삶의 목적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농민들이 자꾸만 [더 이윤이 많은 것] [더 부가가치가 높은 것]을 만들어 내야살 수 있도록 몰아가니 이게 될 말인가! 가트(GATT, 관세.무역일반협정)는본래 좋은 취지에서 출발했으나 가트의 원칙을 농산물과 서비스산업에도 적용시킨 우루과이 원탁회의는 지나친 것이었다.

공자는 [군자는 불기(부기)]라 했다. {제대로 된 사람은 도구 노릇 않는다}는 뜻이다. 가트와 우루과이 라운드의 시도대로 된다면 사람들은 더 한층 생산도구가 되는 쪽으로 끌려가게 마련이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인간이 만들어낸 것 때문에 인간이 치여서 못살 날이 온다. 이것이 천벌이다.지금도 환경이 벌써 못쓰게 되어버렸다. 인간이 경제활동을 하면할수록 환경은 죽는다.

고향 빼앗길 판 농촌을 없애면 모든 사람들이 고향을 뺏긴다. 지금도 한국 농촌은 망하다시피 되어 있는데 쌀을 개방하면 더 할 것은 뻔하다. 남은 농촌인구마저 쫓아내면 도시집중은 더 극도에 달할 것이다. 농촌은 농민들에게 일거리를 주는 구실을 해왔고 수천년간 우리 겨레 마음씨는 농사가 도야했다.농은 농도(농도)다. 민족의 정서와 정신은 오랜 세월을 두고 가라앉은 호수와 같은 것인데 농촌을 휘저으면 이는 마치 흙탕물을 만들어 놓는 것과 같다.지난날의 농사는 사람을 순박하게 하는, 재주를 부리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온 인구가 모두 재주를 부리고 잔재주를 발휘하다 보면 어떻게 될 것인가?앞으로 문명소외계층은 늘어만 갈 것이다. 경찰에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지만 요즘 도둑이 얼마나 많이 끓는지 모른다. 앞으로도둑은 더 많아질 것 같다.

사람들이 꾀를 부리고 궁리를 하면 할수록 나쁜 꾀 나쁜 궁리도 함께 늘어간다. [소인이 한거(한거)에 위불선(위부선)](못난 사람은 한가하면 나쁜짓을한다)이란 말과 같이 앞으로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악을 행하고 악을 생각해낼 것이다. 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악은 더 교활해지고 더 대형화되어 간다.이대로 가면 앞으로는 도덕문제 때문에 못살게 된다.

목덜미 잡다니 프랑스나 캐나다처럼 우루과이 라운드에 쉬 동의하지 않는 나라들이 많아야 실패할 터인데 미국의 외교적 수단에 모두들 넘어가고 있다.미국은 지금 나라경제가 말이 아닌 상태고 다급해졌기 때문에 무슨 꾀라도 부려야 할 형편이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농산물과 서비스의 개방 촉구다. 쌀만은 예외로 하자고 그만치 애걸을 하면 나라마다 예외 한가지씩을 두기로 합의하면 될 것이다. 완전 개방을 주장하는 것은 요컨대 미국이다. [우리 과학기술을 가져갔으니 그대신 쌀을 내놔] 이는 우리 목덜미를 잡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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