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거주하는 K씨의 이웃에 사는 중학교 교사 한 분이 고국방문차 인천항에 닿았다. 셰퍼드를 앞세운 야속한 통관절차를 어느 일간지에 투고하여 원고료 십만 원을 받았다. "나같은 비문인도 원고지 몇 장 끌적이니 석달치 이상의 벌이가 되는데 당신같은 문인이야 그곳에서 창작생활을 한다면 돈방석에앉을거요"하는 말만 믿고 K씨는 가진 것을 대충 정리하여 고국에서의 창작생활이라는 원대한 꿈만 안고 내외가 방문길에 올랐다.그러나 막상 한국에 와보니 작품 한 편 발표할 지면도 흔치 않거니와 고료받아 생활한다는 것은 너무나 황당한 꿈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불법체류자라는 약점때문에 내외가 함께 일해도 월50만원의 저임금도 제대로 받기가 힘들었다. 고국에서의 막노동은 부끄럽지 않지만 시집이라도 하나 발간해서 가져가야 체면이라도 세우겠는데 돈이 없으니 그것도 쉽지 않았다. 물질적 풍요와 정신.문화적 빈곤을 피부로 느끼면서 몇몇 분에게 수소문끝에 필자와 연이 닿아 K씨는 다행히 시집과함께 금년 봄 귀국길에 올랐다.
머리속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자기것이라고 하면서도 우리는 정작 지적인 것에 대하여 대가를 지불하는 일에 매우 인색하다. 문필활동이 생업이든아니든 아직 많은 문인들이 원고료는 고사하고 작품을 발표할 지면조차 흔치않다.
대구지역에는 문학동인단체가 서른개 정도 있다. 문예진흥기금이라는 것은너무나 미미하여 대부분 동인들이 넉넉지 못한 호주머니를 털어 책을 발간하고 있다. 지난 시절 어느 개인의 전별금이 6억원이라고 했는데 이는 대구지역20여 문학동인단체에 주어지는 문예진흥기금의 40년분에 해당된다.문민정부의 {책의 해}도 구호뿐 아직 출판사정이 그리 밝지 않은 것이 우리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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