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네바대사의 대답회피 무소신때문 아닌가

입력 1993-07-16 00:00:00

한국시각 15일 새벽 북.미회담을 마친 미국측 갈루치차관보는 이번회담에 대해 한국측 허승제네바대사를 포함한 공관원들에게 충분하고도 성의있는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허대사는 이 브리핑직후 취재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16일2차회담에서 북한측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토를 달면서 [모든 것은 2차회담이후 소상히 알려주겠다]고 밝혀 취재기자들로부터 {지나친 보신주의}라는집중질타를 받았다.허대사는 회담직후 북한측 수석대표 강석주외교부부부장이 IAEA공정성.핵사찰문제등에 관해 미측과의 상당한 교감을 나눴다는 기자회견마저 자신은 얘기할 입장이 아니라고 외면했다.

물론 그는 공관장으로서 {국익}과 {알권리}에 대한 저울질을 하고서 보도진앞에 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북.미 담판소식을 우리국민들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해 {손끝만큼의 인식}을 했었다면 두고보자식의 무성의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회담진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삼가달라는 미측의 자제요구를 이해한다 하더라도 북.미 양측 대표가 이미 밝힌 {가이드라인}에 관한 우리 외무부의 주관에 대한 입장표명마저 유보한다는 것은 국제외교의 심장인 제네바대표부의 사령탑으로서의 {무소신}을 자인한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이날 허대사 옆에 앉은 임성준 주미대사관정무참사관은 지나친 기자들의 질책성 질문공세에 허대사의 회피 일변도가 답답한듯 질의핵심인 {특별사찰과IAEA 공정성 문제}에 대해 북.미 양측이 많은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안다고 시인한후 그이상 묻지 말아 달라고 자신은 뒷전에 물러 앉았다.이곳에서 9월께 본격 거론될 UR협상에서 우리의 국익과 농어민들의 권익을지켜줄 최전선 수문장으로서의 협상력과 의지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분위기였다.

우리나라 공인들의 {국내 언론 기피 풍조}가 또한차례 극명하게 드러난 간담회였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