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후유증' 털어낸 민주당, 대선 체제 돌입

입력 2021-10-13 18:40:18 수정 2021-10-13 20:46:48

이재명 손 들어준 당무위…이의제기 내용 설득력 떨어져
이낙연 "결정 존중…승리 축하", 이재명 "대의 위한 결단 깊이 감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득, 오충일, 김원기 상임고문, 송영길 대표, 이 후보, 임채정, 이용희, 이해찬, 문희상, 추미애 상임고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득, 오충일, 김원기 상임고문, 송영길 대표, 이 후보, 임채정, 이용희, 이해찬, 문희상, 추미애 상임고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대선 경선 최종 결과를 발표한 지 사흘 만인 13일 후유증을 털어내고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하자 정치권에선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선투표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당선 후보와 차점 낙선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너무 컸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이 제기한 이의 제기 내용이 별로 설득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상심한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경선 결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당의 최종 선택이 순리를 따른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당무위원회를 열어 이 전 대표 측이 제기한 '사퇴 후보자 득표수 무효 처리' 안을 기각했다. 이 전 대표 측이 제기한 문제 제기가 경선 전체 결과를 부정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10일 경선 마지막 날 압승한 제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보면서 '시간이 좀 더 있으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겠다'는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 전 당원·대의원·선거인단의 의중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오늘 결정이 최선"이라며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대선 운이 좀 모자란 것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효표 처리 방식과 관련해서도 각 정당이 주관하는 선거는 정당 내부 관행과 기준에 따라 처리하면 되는 사안으로, 이를 뒤집는 시도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때도 이번 경선에서 불거진 무효표 논란이 일었었다. 당시에도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득표율 계산 시 사퇴자의 표를 유효투표 수에서 제외해 기존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한다는 조항을 그대로 진행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와 정세균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이 결정에 반발했었다.

이날 오후 당무위가 이 전 대표 측 이의 제기를 기각하자 여의도에선 이 전 대표의 경선 결과 승복 메시지가 곧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동안 이 전 대표가 걸어온 정치 행적을 고려하면 결과 승복에 시간을 끌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선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당이 차기 대권주자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전 대표가 굳이 몽니를 부릴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며 "품격을 중시하는 이 전 대표의 성품을 고려하면 일찍부터 경선 승복 메시지를 준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SNS에 "당무위원회 결정은 존중합니다. 저는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합니다.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재명 후보께 축하드립니다. 이 후보께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리라 믿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저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민주당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민의 신임을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라고 약속해 향후 당 선거대책본부에서 중책을 맡기면 사양하지 않겠다는 의중도 밝혔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신 이낙연 후보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후보님과 함께 길을 찾고 능선을 넘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 잡아주신 손 꼭 잡고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