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권유 할까? 말까?…미접종 알바생 걱정에 한숨

입력 2021-10-13 17:17:07 수정 2021-10-13 21:31:38

자영업자들 "행여나 확진 받아 영업에 지장 줄라"
부작용 우려에 강요도 못 해…접종자 구직 우대 진풍경도

경북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매일신문DB
경북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매일신문DB

대구에서 중화요리전문점을 운영하는 최모(60) 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과 마찰을 빚었다. 최 씨는 세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있지만 그 중 한 명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여서다. 행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가게를 쉬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 백신 접종을 권유하다 아르바이트생과 말다툼이 생겼다.

최 씨는 "백신 접종은 본인 자유여서 강요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지만 가게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또 직원 모두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하면 손님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혹시나 아르바이트생이 확진돼 문을 못 열었을 때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에 고민이 크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확진 사례가 발생해 가게를 쉬게 될까봐 접종을 권유하고 싶지만 '백신을 맞고 싶지 않다'는 개인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접종 후 부작용 사례도 발생하면서 권유조차 어렵다는 자영업자도 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유모(43) 씨는 "아르바이트생이 백신 접종을 고민하고 있다. 접종을 했으면 싶지만 백신을 맞고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괜히 잘못될까 말도 못 꺼내고 있다. 작은 부작용이라도 생기면 접종을 권유한 내 잘못이지 않느냐. 평생 원망을 들을까 겁난다"고 했다.

이에 아동을 대상으로 학원을 운영하는 등 일부 사장들은 아예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을 고용하거나 채용 시 사전에 충분히 접종에 관해 협의를 하기도 한다.

구직 중인 아르바이트생 역시 '백신 접종 완료자'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실제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 천국의 인재정보 메뉴엔 '백신 맞은 군필', '백신접종완료'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대학생 이모(22) 씨는 "최근 학원 안내 데스크에서 학생을 관리하는 아르바이트에 지원을 했는데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 물었다. 1차 접종만 완료한 상태라 구직에 실패했다. 정부에서 '위드 코로나', '백신 패스' 등을 이야기하는 만큼 앞으로 백신 접종 완료자가 일을 하기가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컸다. 접종도 이력서에 적을 하나의 스펙이 되겠구나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