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대입 멘토링 현장, 후배들 앞에 선 지역 출신 선배들
사교육 없이도 길은 있다…영천·의성서 이어지는 진로 나눔
영천 선화여고, 사교육 없이 수도권 음대 합격 '눈길'
경북의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도 지역 출신 선배들이 다시 교실로 돌아와 후배들을 이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부족한 입시 정보와 교육 인프라를 '경험의 공유'로 메우는 이 같은 움직임은 지역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청송군 공공협력센터 다목적 대강당에서는 2026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강연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노트를 꺼내 들고 선배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고, 학부모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이어갔다. 청송군이 마련한 '대입 우수학생 멘토링' 현장에서는 실제 입시를 겪은 지역 출신 선배들의 진솔한 경험담이 이어졌다.
멘토로 나선 이승용(청송고 졸업·고려대 경영학과) 씨와 장영선(청송여고 졸업·경희대 사학과) 씨는 내신 관리와 수능 대비 전략, 방학 활용법, 슬럼프 극복 경험 등을 현실적인 언어로 풀어내며 공감을 이끌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성적이 흔들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조언은 수험을 앞둔 학생들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였다.
청송은 학원과 교습소, 개인과외를 모두 합해도 20여 곳에 불과할 만큼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다. 종합적인 입시 지도를 담당하는 곳은 손에 꼽힌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선배들이 직접 전하는 학습 경험과 시행착오는 단순한 특강을 넘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는 경북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영천 선화여고 A·B 학생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 관악부 활동 만으로 서울권 대학 음대에 합격했다. 지도교사와 전공 교수의 연계 지도를 통해 실력을 쌓은 이들은 꾸준한 연습 끝에 2026년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숙명여대 관현악과에 A학생은 호른, B학생은 트롬본 전공자 합격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관악부 지도교사는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가능성을 믿고 끝까지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에서는 지역 출신 경찰관이 모교를 찾아 후배들에게 진로 상담과 범죄예방 교육을 진행하며 꿈을 키우는 동반자로 나섰다. 현직 선배의 생생한 경험담은 학생들에게 경찰이라는 직업을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보는 계기가 됐다.
경북교육청도 지역 출신 대학생들의 진학 경험을 담은 사례집을 제작·배부하는 등 선배와 후배를 잇는 교육 모델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