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8조 해킹 북한 소행? 황당무계…미국의 정치적 도발"

입력 2026-11-03 06:31:31 수정 2026-11-03 06:50:5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재고할 문제 있어"…북미 관계 영향 주목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 연합뉴스

북한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8조원대 해킹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자 미국을 향해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대미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세계 각 곳에서 발생하는 싸이버사기 행위들이 모두 우리의 소행인 듯이 국제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명백히 우리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된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의 이번 담화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한 데 따른 것이다.

김 부장은 미국이 북한을 사이버 범죄의 주범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우리를 '싸이버범죄국'으로 매도하려고 기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주장은 황당무계한 낭설이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이 국제적으로 이러저러한 '싸이버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작정 우리와 연관시키면서 국제사회에 그릇된 대조선 인식을 유포시키려고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제적 영상에 손상을 주고 우리의 존엄과 국위를 폄훼하려는 불순한 시도로서 새로운 영역에로 파생된 또 다른 엄중한 반공화국 주권침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 부장은 해킹으로 탈취된 가상화폐가 미국의 전략비축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사건의 배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지난해 현 미 행정부가 취임하자마자 비법적으로 절취된 암호화폐 자산들을 몰수하여 국가의 전략예비비축금으로 조성한다고 발표한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른바 절취당한 거액의 암호화폐 자금이 회수되는 경우 누구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겠는지를 따져보면 이번 해킹사건의 배후에 대한 단서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향한 경고도 이어졌다.

김 부장은 "이번 계기에 우리는 워싱톤의 대조선 적대적 자세를 다시금 확인하였으며 우리는 미국이 우리 국가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도발을 걸어오는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단히 불쾌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대미 관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그동안 가상화폐 탈취 등 각종 사이버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해왔다. 다만 이번처럼 김 부장이 직접 담화를 내고 미국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 부장이 북한의 대외관계를 사실상 총괄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서 재고할 사안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향후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