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커패시터용 하이드로겔 전해질…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 기술 개발에 도움 기대
국내 연구진이 영하 20도에서도 얼지 않고 망치로 내려쳐도 기기를 지킬 수 있는 '젤리'형태의 전해질 개발에 성공했다.
포스텍(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김연수 교수·정태훈 박사(현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박사후연구원), 박소연 석사 연구팀은 화학과 박수진 교수, 배터리공학과·화학공학과 조창신 교수와 함께 영하 20도에서도 유연성을 유지하며 외부 충격까지 흡수하는 유연 슈퍼커패시터(에너지 저장장치)용 하이드로겔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몸에 붙이는 건강 패치나 소프트 로봇처럼 몸을 따라 움직이는 기기에는 휘고 눌려도 멈추지 않는 전원이 필요하다.
물을 머금은 고분자 그물망인 '하이드로겔'은 젤리처럼 말랑해 전기를 실어 나르는 전해질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젤리를 냉동실에 넣으면 꽁꽁 얼듯, 하이드로겔도 추위에 물이 얼면 딱딱해져 부서지고 이온도 움직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만약 이를 튼튼하게 만들려고 그물망을 촘촘히 짜면 이온이 지나갈 틈이 좁아지는 문제도 있어 기술실현이 쉽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역할 분담'에서 답을 찾았다.
하나의 젤 안에 '힘을 버티는 구역'과 '이온이 다니는 구역'을 따로 만드는 '상분리' 구조를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물과 잘 어울리는 재료와 물을 싫어하는 재료를 섞어, 나노 크기의 점토인 라포나이트를 푼 물 속에서 굳혔다.
그 결과 점토와 고분자가 뭉친 단단한 '뼈대'와 물이 풍부한 '이온 통로'가 자연스럽게 분리돼 만들어졌다. 충격을 흡수하는 뼈대와 이온을 막힘없이 오가게 하는 통로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려 얼음을 막듯, 젤을 진한 염화리튬 용액에 담가 물이 얼지 않도록 했다.
이렇게 생성된 젤은 기존 젤보다 잘 찢어지지 않고 버티는 정도(인성)가 약 21배, 이온이 흐르는 정도(이온전도도)가 약 2.4배 높았다. 또 영하 20도에서도 말랑함과 이온 전달 특성을 유지했다.
충격 완충 성능도 확인됐다. 영하 20도에서 쇠망치를 15cm 높이에서 떨어뜨리자, 맨 유리와 얼어버린 일반 젤로 덮은 유리는 깨졌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젤로 덮은 유리는 연속적인 충격에도 멀쩡했다.
이 젤로 만든 슈퍼커패시터는 영하 20도에서 180도로 구부려도 정상 작동했고, 5천번 충·방전 뒤에도 처음 성능의 91.6% 이상을 유지했다.
연구팀 측은 "전해질이 이온 전달과 충격 완충을 함께 담당해 영하 20도에서도 충격 이후 소자 구동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저온에서 반복 충·방전 안정성을 확인한 이번 소재가 추운 환경에서 사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 기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