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혁신기업] 정민욱 아이케미스트 대표 "AI 시대 데이터 부족 문제, 합성데이터로 해결"

입력 2026-10-28 14: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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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케미스트, 대구 딥테크 스타트업…3D 시뮬레이션 활용해 가상공간서 AI 학습용 합성데이터 생성
현실서 실현 어려운 돌발 상황 데이터로 AI 기반 시설 고도화
올 상반기 매출 9억3천만원…지난해 실적 웃돌아

정민욱 아이케미스트 대표
정민욱 아이케미스트 대표

인공지능(AI)이 산업현장 곳곳에 스며드는 가운데 시설 고도화를 위한 AI 학습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다. 산업설비의 고장 또는 현장 사고와 같은 발생 빈도가 낮은 상황에서의 데이터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구 딥테크 스타트업 '아이케미스트'는 가상공간에서 AI 학습용 데이터를 직접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민욱 아이케미스트 대표는 "고객사에서 어렵게 받은 데이터를 정리하고 가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며 "현실에서 데이터를 구하기 어렵다면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 가상공간에서 AI 학습용 데이터 생성

아이케미스트의 합성데이터 엔진
아이케미스트의 합성데이터 엔진 'CEN' 작업 화면. 3D 가상공간에서 지형·날씨·조명·카메라 위치를 명령어, 도면 삽입, 파라미터 등 조절해 AI 학습용 데이터를 생성한다. 아이케미스트 제공

지난 2023년 설립된 아이케미스트는 3D 시뮬레이션과 합성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기업이다. 합성데이터는 현실에서 직접 수집하는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데이터를 의미한다.

가령 자율주행차의 AI를 개발하려면 정상적인 도로 상황뿐 아니라 교통사고나 갑작스러운 보행자 출현, 폭우 등 다양한 돌발상황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도로에서 위험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비용 부담도 크다. 이러한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AI가 학습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이케미스트 기술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합성데이터 플랫폼 'CEN'을 활용하고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환경을 가상공간에서 구현하고 객체의 위치와 조명, 날씨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데이터 생성뿐 아니라 AI 학습에 필요한 라벨링 작업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라벨링은 AI가 이미지 속 사람이나 자동차 등을 구분할 수 있도록 정답을 표시하는 과정이다. 기존에는 수집한 데이터에 사람이 일일이 정답을 입력해야 했지만, 가상공간에서는 데이터 생성과 동시에 정답값을 부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와 가공 시간을 줄이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나아가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상황을 학습시켜 AI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수공의 협력으로 사업화…해외 진출도 추진

최근에는 이미지 중심의 합성데이터를 넘어 산업설비에서 발생하는 시계열 데이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정수장과 댐 등 수자원 기반 시설이다.

정수장과 댐은 수질과 유량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하지만, 설비 고장처럼 드물게 발생하는 상황의 데이터는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아이케미스트는 이러한 비정상 상황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생성해 AI 학습에 활용하고 특정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 대표는 "댐과 정수장처럼 현실에서 일부러 사고를 일으킬 수 없는 시설일수록 합성데이터의 가치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아이케미스트로 인해 정수장에 AI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아이케미스트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공공기관 및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장 실증 경험을 통해 한국수자원공사의 공식 협력기업 지위를 연장한 데 이어 본사와 AI 전환(AX) 사업 계약도 체결했다.

매출 실적도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매출은 9억3천만원으로 이미 지난해를 웃돌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남동발전과의 컨소시엄 협력을 통해 3개 기업을 대상으로 총 1억5천만원 규모의 인공지능 전환(AX)·디지털 전환(DX) 사업 계약도 체결했다.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과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한 데 이어 스타트업의 사업 성장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행사에서 시가총액 1천억원 이상인 기업 12곳과 공동 매출 수립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정 대표는 "거대언어모델이 글과 문서를 통해 학습했다면, 앞으로 AI는 가상공간에서 재현한 현실의 다양한 상황을 학습하게 될 것"이라며 "AI 학습에 필요한 환경과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아이케미스트의 합성데이터 엔진
아이케미스트의 합성데이터 엔진 'CEN' 작업 화면. 3D 가상공간에서 지형·날씨·조명·카메라 위치를 명령어, 도면 삽입, 파라미터 등 조절해 AI 학습용 데이터를 생성한다. 아이케미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