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사고 치사율, 일반 사고의 7배…테슬라 FSD 안전성 검증은 '공백'

입력 2026-10-26 15: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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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사고 치사율, 71.9%,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0.4%
"테슬라 FSD, 국토부나 관련 기관에 안전 테스트 공식 요청한 적 없어"

12일 낮 12시 55분께 전북 장수군 대전통영고속도로 하행선 장수 분기점 인근에서 차량 5대가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12일 낮 12시 55분께 전북 장수군 대전통영고속도로 하행선 장수 분기점 인근에서 차량 5대가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13명의 사상자가 난 통영대전고속도로 추돌 사고가 주행 보조 장치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ACC 작동 중 발생한 교통사고의 치사율이 일반 고속도로 사고의 약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ACC보다 발전된 기능으로 평가받는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 역시 국내 공인기관의 별도 안전성시험 실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최근 ACC 추정 사고, 사상자만 13명

지난 12일 오후 12시 55분쯤 전북 장수군 통영대전고속도로에서 차량 5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고를 낸 운전자 A씨는 사고 직후 경찰에 "ACC를 켜고 시속 125㎞로 운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 이를 번복했다.

경찰은 실제로 크루즈컨트롤 기능이 작동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A씨 차량의 사고기록장치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병원에서 치료 중인 A씨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ACC는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돕는 운전 보조 기능이다.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 시 편의성이 높아 이용이 늘고 있지만, 돌발 상황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운전자의 지속적인 전방 주시가 필요하다.

◆ ACC 사고 치사율 71.9%…고속도로 사고 7배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 8월까지 ACC 작동 중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32건이다.

이 사고들로 총 4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중 23명이 숨지면서 ACC 사고의 치사율은 71.9%에 달했다. 같은 기간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 7천35건 가운데 735명이 숨져 치사율이 10.4%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사고 원인으로는 '전방 주시 태만'이 26건으로 전체 ACC 사고(32건)의 81.3%를 차지했다. 해당 기능을 켜놓고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16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나머지 6건은 졸음운전으로 발생,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등 졸음운전보다도 ACC 기능에 의지하면서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지않는 운전이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테슬라 FSD 5천898대…안전성시험 '0'

ACC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테슬라의 FSD 기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FSD는 'Full Self-Driving',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명칭과 달리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및 국토교통부 기준으로는 ACC와 같은 '레벨 2 주행 보조 단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주행 중 상황을 살피고 운전에 책임을 지는 주체는 운전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FSD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 배포됐으며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차량은 총 5천898대다. FSD 사용 중 교통사고로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사례도 2건으로 확인됐다.

우려되는 부분은 국내에서 사용되는 FSD에 대해 국토부가 별도의 안전성시험을 실시한 실적이 없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최근 "미국산 테슬라 FSD 차량이 한·미 FTA에 따라 제작사의 미국 자동차안전기준 준수 인증을 통해 국내에 판매된 차량으로, 국내에서 별도로 실시한 안전성시험 현황은 없다"고 밝혔다.

FSD의 안전성 검증 문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관련 오류 사례 9건을 조사 중이라며 소프트웨어 기능의 안전성 검증 절차와 사고 책임 규정, 검증 이후 보급 로드맵 등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는 "국토부나 관련 기관에 안전 테스트를 공식 요청한 적은 없다"면서도 "국토부와 협조해 검증받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행 보조 기능의 발전과 별개로 운전자가 기능의 한계를 이해하고 운전에 집중해야 하며, FSD 역시 국내에서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