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좋아하지 말랬더니 BJ에 200만원 쏜 초등생 딸…엑셀방송에 '분통'

입력 2026-10-20 16:25:00 수정 2026-10-20 16: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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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방송을 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엑셀방송을 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초등학생 딸이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에게 200만원을 후원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성년자가 자극적인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고 고액 후원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생 딸이 엑셀방송 BJ한테 200만원을 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는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화제가 됐다.

작성자 A씨는 "초등생 딸이 엑셀방송 남성에게 200만원을 쐈다는데 지금 손 떨려서 글도 제대로 안 써진다"고 말했다. 이어 "애한테 물어보니까 자기 닉네임 불러주고 리액션 해주는 게 좋아서 계속 보냈다는데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라고 했다.

엑셀방송이란 여러 BJ가 출연해 각자 시청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후원금 액수에 따라 출연자의 순위를 엑셀(Excel) 프로그램의 표처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인터넷 방송이다. 출연자는 후원을 받으면 후원자의 닉네임을 부르며 춤과 리액션 등을 보여준다. 경쟁심을 자극해 추가 후원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A씨는 "애가 잘못한 거 안다. 당연히 혼냈다"며 "그런데 200만원이 누구 집 애 이름도 아니고 환불 문의하니까 무슨 규정 때문에 안 된다, 경찰에 신고하시라 그 말만 반복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무슨 규정인지 설명을 들어도 납득이 안 되고, 지금 아이가 어떻게 이 돈을 썼는지 하나씩 확인하느라 속이 뒤집어진다"며 "애한테 화 나다가 답변 보고 또 열 받는다. 진짜 미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이) 아이돌 좋아하길래 뭐라고 했더니 '(인터넷) 방송하는 사람은 아이돌이 아니라서 좋아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라며 "제가 애를 잘못 키운 건가"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런 방송은 나이 제한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저러기 쉽다", "미성년자 돈은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은 "유튜브에서 검색한 적도 없는 엑셀방송이 추천되더라" 등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엑셀방송은 일부 인터넷 방송 플랫폼뿐 아니라 유튜브 라이브 등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미성년자도 빠진 '후원 경쟁'…결제 취소 가능할까

엑셀방송의 후원에 앞서 유튜브의 슈퍼챗,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별풍선 등 유료 아이템을 통한 미성년자의 후원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이같은 수익창출 방식이 만연해지면서 미성년자들이 자극적인 콘텐츠로 결제를 유도하는 인터넷 방송에 노출돼 과도한 후원을 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2019년 유료 아이템을 통한 미성년자의 후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사업자는 유료 후원 아이템의 결제 한도를 이용자당 하루에 100만원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미성년자가 유료 후원 아이템을 결제할 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하고, 미성년자가 이 사항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한다. 다만 이같은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그렇다면 미성년자들이 충동적으로 결제한 후원금과 유료아이템 등을 돌려받을 수는 없을까. 민법 제5조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부모 동의 없이 후원금을 송금하는 등 행위는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성년자가 부모의 명의의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등을 사용해 성인 사용자로 속였을 경우 환불이 어려울 수 있다. 민법 제17조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속임수로써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믿게 한 경우 그 행위를 취소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