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1억원 들여 4만9천여 그루 식재
강한 햇볕·고온 건조한 날씨에 생육 부진
대구 달서구가 올해 심은 편백의 절반 이상이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백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에 반복해서 나무를 심으면서, 폐사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대구 달서구에 따르면, 2022년 구목 지정 이후 올해까지 5년간 편백 4만9천644그루를 심었다. 투입된 예산은 2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심은 편백의 상당수가 살아남지 못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모두 6천700그루를 심었지만, 9월 기준 고사율은 68.9%에 이르렀다.
특히 일부 구간에서는 폐사율이 90%에 육박했다. 송현공원과 한실공원 등 도심 공원에서는 심은 나무 대부분이 시들었고, 와룡산 자락길도 7월까지 양호했던 생육 상태가 9월 들어 급격히 나빠지면서 고사율이 70%까지 치솟았다. 성서IC 등 도로 옆도 편백이 반복적으로 죽는 구간으로 꼽혔다.
편백의 폐사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심은 편백 가운데서도 13.27%인 2천185그루가 고사했다. 올해보다는 고사율이 낮았지만, 식재한 나무 10그루 중 1그루 이상이 살아남지 못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편백의 생육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식재 환경이 꼽힌다. 편백은 적절한 수분과 토양 조건이 갖춰진 곳에서 잘 자라지만, 그늘이 없는 넓은 공원이나 도로변 나들목 주변에서는 생육에 어려움을 겪는다.
올해 유독 심했던 폭염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5월 중순까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갑작스럽게 고온·건조한 날씨가 찾아오면서, 옮겨 심은 나무들이 충격을 받았다. 기후 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서, 지형과 일조량 등 식재 장소의 특성까지 고려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나무가 죽은 뒤에도 같은 장소에 편백을 재차 심는 일이 반복돼왔다. 조경공사 계약상, 하자 보수 기간인 2년 안에 고사목이 발생하면 시공업체가 동일 수종·동일 규격 이상의 나무를 다시 심는다. 계약에 따라 재식재는 4회 이상 이뤄진다. 구비가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육 환경을 개선하지 않은 채 같은 나무를 심어온 셈이다.
지난 16일 열린 달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관련 지적이 나왔다.
이신자 달서구의원은 "도시숲 확산을 위해 편백을 심는 건 필요하지만 적절한 환경에 맞춰서 심어야 한다"며 "5년간 21억원이나 투입한 가운데, 사업의 결과가 좋지 않으므로 식재 환경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달서구는 하자 보수 기간이 지난 곳은 환경에 맞는 다른 수종을 심거나, 편백이 잘 자랄 수 있는 장소를 새로 찾는 등 사업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달서구 관계자는 "올해는 날씨 탓에 폐사한 나무의 숫자가 유독 늘었다고 본다"며 "현재 식재 계획 변경을 위한 내부 검토를 거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