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가구 29.2% 시대, 동반 여행 지출은 일반 관광객 3.3배 오프리쉬는 전용 구역만…탐방로선 목줄 2m, 어기면 최대 50만원
낙엽 깔린 숲길에서 목줄을 풀어도 눈치 볼 일이 없는 곳이 늘고 있다. 산림청이 국립자연휴양림의 반려견 동반 기준을 풀고, 정부가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를 여섯 곳으로 늘리면서다. 가을 반려견 동반 여행지로 제격인 지자체·산림청 공인 명소를 권역별로 골랐다.
◆ 열 집 중 세 집이 반려가구, 여행 지출은 세 배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전체의 29.2%였다. 국가승인통계로는 첫 조사이자 역대 최고치다. 이 가운데 열에 여덟은 개를 키운다.
반려견은 이제 여행의 동반자다. 한국관광공사가 2024년 6월 내놓은 조사에서 반려인 열에 일곱은 최근 1년 안에 반려동물과 여행을 다녀왔다. 이들의 지출은 일반 관광객의 3.3배에 이른다. 지자체가 펫비치와 전용 숲길을 앞다퉈 내놓는 이유다.
◆ 수도권·강원, 양평 산음휴양림과 화천 야영장
경기 양평 국립산음자연휴양림은 반려견 지구를 일반지구와 3.8km 떨어뜨려 놓았다. 연립동 객실 열두 실과 전용 놀이터가 한 구역에 모여 있어 숲속에서 목줄을 풀고 뛰놀 수 있다. 등록된 15kg 이하 반려견만 들어갈 수 있다.
경기 포천시는 한탄강 일원에 대형견 특화기지와 도그지오 투어링 탐방로를 지정해 운영한다. 강원 화천숲속야영장은 반려견 전용 오토캠핑 사이트 네 면과 숲 산책로를 갖췄다. 텐트 옆에 반려견을 두고 단풍 숲을 걷기 좋은 곳이다.
◆ 충청·호남, 태안 펫비치와 순천 반값 여행
충남 태안군은 전국 처음으로 반려동물 동반 해양관광 특화 도시로 지정됐다. 꽃지해수욕장의 도그앤샌드 비치는 지자체가 공인한 반려견 전용 해변이다. 가을에는 백사장이 그대로 오프리쉬 산책로가 된다.
전남 순천시는 순천만국가정원 인근에 반려견 전용 테마파크를 연계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는 타지역 반려인이 관내에서 5만원 이상 쓰면 절반을 순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댕댕 순천 반값 여행'을 시작했다. 장흥 국립천관산자연휴양림은 반려견 동반 연립동 세 실을 새로 열었고, 익산시는 17일 반려동물 문화축제와 국제 도그쇼를 연다.
◆ 영남, 울진 펫비치·영양 검마산·의성 펫월드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지난달 소셜 빅데이터와 AI로 분석한 경북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에서는 울진 구산 펫비치와 영양 검마산휴양림이 꼽혔다. 구산 펫비치는 반려견 전용 백사장과 샤워 시설을 갖춰 목줄 없이 물놀이가 된다.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은 반려견 전용 객실과 오프리쉬 놀이마당을 운영한다. 경북 의성 펫월드는 4만㎡ 부지에 대형견과 중소형견 운동장을 따로 두고 산책로를 냈다. 김천숲속야영장도 반려견 전용 야영 데크를 보유하고 있다.
◆ 어디서 풀고, 어디서 묶나
휴양림 안에서 목줄을 풀 수 있는 곳은 전용 놀이터뿐이다. 일반 탐방로에서는 목줄을 매야 하고,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외출 시 줄 길이를 2m 이내로 정한다. 어기면 과태료가 최대 50만원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한강공원 조례를 고쳐 1차 과태료를 20만원으로 올렸다.
휴양림 문턱은 2024년 8월 크게 낮아졌다. 시설당 반려견 동반 수가 두 마리에서 세 마리로 늘고, 6개월에서 10년생까지로 묶였던 연령 제한은 없어져 노령견도 갈 수 있다. 출입 금지 맹견도 여덟 종에서 동물보호법상 다섯 종으로 줄었다. 다만 무게 상한은 그대로 15kg 이하다.
◆ 늘긴 했지만 자리는 좁다
검마산휴양림은 지난 5월 반려견 동반 객실 일부를 일반객용으로 돌려 열한 실을 세 실로 줄였다. 비반려인 이용객의 침구 오염·소음 민원 탓이다. 산음·화천 등 주요 휴양림의 반려견 객실은 다음 달부터 겨울 동안 문을 닫는다. 가을 숲길을 노린다면 이달이 마지막 주말들이다.
인프라는 한쪽으로 쏠려 있다. 건축공간연구원의 2023년 집계에서 전국 공공 반려동물 공간은 123곳인데 경기와 서울이 절반을 차지했고 세종과 제주는 한 곳도 없었다. 한 곳당 이용 가구는 2만5천 가구가 넘는다.
산림청의 가장 최근 집계인 2023년 통계로 전국 국립자연휴양림 객실 1천68실 가운데 반려견과 함께 묵을 수 있는 방은 28실, 2.6%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