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단풍 드라이브 5선, 헌화로 2km부터 물미해안 15km까지

입력 2026-10-18 13: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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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올해 절정 예측, 설악 10월 20일·내장산 11월 4일 동해서 남해로 보름 시차…갓길 1m 해안길은 감속이 먼저

14일 강원 인제군 북면 설악산 자락에 자리한 백담사 일대가 울긋불긋 물든 단풍으로 가을 정취를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강원 인제군 북면 설악산 자락에 자리한 백담사 일대가 울긋불긋 물든 단풍으로 가을 정취를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가을 단풍은 북에서 남으로 보름 넘게 시차를 두고 내려온다. 산림청이 지난달 22일 내놓은 단풍 절정 예측지도에서 전국 단풍나무류 절정은 10월 31일이다. 최근 5년 평균보다 0.8일 늦다.

설악산이 10월 20일로 가장 빠르고 내장산은 11월 4일로 가장 늦다. 이 시차를 해안선 위에 올려놓으면 길이 하나 보인다. 동해에서 시작해 서해를 거쳐 남해에서 끝나는 해안 단풍 드라이브 달력이다. 산악 도로 정체를 피하면서 바다와 단풍을 차창 하나에 담는 해안 도로 다섯 곳을 골랐다.

◆ 강릉 헌화로, 난간 70cm 너머가 바로 파도

헌화로는 낙풍에서 정동진까지 약 6km다. 그중 금진항에서 심곡항까지 약 2km가 해안단구 암벽에 바짝 붙어 달린다. 이 구간에서 바다는 차창 옆이 아니라 발밑에 있다.

강릉시는 차 안에서도 바다가 보이도록 도로변 난간을 70cm로 낮췄다. 절벽의 활엽수가 붉게 물들면 한쪽은 암벽 단풍, 다른 한쪽은 파도다. 동해안 북부 절정이 10월 20일 전후이니 다섯 길 가운데 가장 먼저 가야 한다.

다만 너울성 파도가 심한 날에는 파도가 방파벽을 넘어 노면까지 덮친다. 이럴 때 강릉시는 차량 통행을 막는다. 출발 전 통제 여부를 봐야 하는 이유다.

◆ 삼척 새천년해안도로, 절벽을 깎아 낸 4.8km

헌화로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삼척이다. 새천년해안도로는 삼척해수욕장에서 삼척항까지 4.8km, 절벽을 깎아 낸 시도 2호선이다. 강릉과 삼척 동해안은 10월 20일에서 26일 사이에 절정을 맞는다.

헌화로와 절정 시기가 같아 하루에 두 길을 묶어 달리기 좋다. 동해안의 단풍은 숲이라기보다 바위 틈에 박힌 붉은 점에 가깝다. 바다의 푸른색이 그만큼 더 진하게 보인다.

◆ 부안 변산반도, 35km 완만한 서해 해안선

서해안은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 해안 수림이 물든다. 변산반도를 도는 국도 30호선 해안 구간은 대항리에서 곰소항까지 35.4km로 다섯 길 중 가장 길다. 동해안의 절벽 대신 완만한 해안선과 갯벌이 이어진다.

내소사와 변산반도 산림의 절정일은 내장산과 같은 11월 4일이다. 동해안보다 보름 늦게 출발해도 늦지 않다.

◆ 영광 백수해안도로, 낙조와 구수산 단풍을 한 화면에

백수해안도로는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마을까지 16.8km다. 칠산바다 갯벌과 붉은 낙조, 구수산의 오색 단풍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이 길의 핵심은 해가 지는 시간이다.

절벽 아래 바다와 맞닿은 곳에는 3.5km 보행 데크길이 있다. 영광군은 이 길을 무장애 노을길로 정비했다. 차를 전망 구간에 세우고 데크로 내려서면 드라이브가 산책으로 바뀐다. 호남 서해안 절정은 11월 초순이다.

◆ 남해 물미해안도로, 11월 중순까지 가장 늦은 단풍

물미해안도로는 삼동면 물건항에서 미조면 미조항까지 15km다. 국토교통부가 2019년 고흥부터 거제까지 575km 해안도로 가운데 골라낸 남해안 해안경관도로 15선에 든다. 15선의 총연장은 253.7km다.

기점인 물건방조어부림에는 300년 넘은 노거수 2천여 그루가 1km 길이로 늘어서 있다. 상수리와 느티나무가 물들면 숲 자체가 단풍 터널이 된다. 길은 남해바래길과 맞닿아 걸어서도 이을 수 있다.

남해안 상록·활엽 혼효림의 단풍은 내륙보다 늦어 11월 10일 전후까지 이어진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12일 공개한 단풍지도도 남부권 절정을 11월 초중순으로 잡았다. 여유가 있다면 거제 남단 홍포에서 여차까지 20km 해안경관도로를 보탤 만하다. 이 가운데 3.5km 비포장 구간에서 다도해가 열린다.

◆ 갓길 1m, 젖은 낙엽…바다 길의 셈법

해안 도로는 산악 도로와 다른 위험이 있다. 한국관광공사 모빌리티 분석에서 단풍철 주요 명소의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은 전월보다 평균 7.7배 뛰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지난 9월 발표한 교통사고 통계로 가을철 사망자는 하루 평균 8.3명이다. 연평균보다 열에 두 명 가까이 많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 관계자는 해안 단애 구간의 갓길 폭이 1m 안팎이라 사진을 찍으려 무단 정차하면 2차 추돌 위험이 크다고 짚었다. 굴곡부 급커브에 바다안개와 젖은 낙엽이 겹치면 노면 마찰력도 떨어진다.

국립산림과학원의 한 산림생태 전문가는 해안의 활엽수가 바닷바람과 염분 탓에 내륙보다 일찍 갈변하거나 잎을 떨군다고 설명했다. 바다 단풍은 산 단풍보다 창이 짧다. 절정 예상일 전후 며칠을 노려야 한다.

산림청 예측대로면 호남과 남해안은 11월 2일 절정기에 들어선다. 국립수목원 단풍절정 검색서비스에서 주소를 넣으면 동네별 예상 절정일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