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강제추행' 영주축협 이사, 징역형 집행유예

입력 2026-10-14 15:15:17 수정 2026-10-14 15: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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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안동지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피해자 3명 진술 일관성 인정… 80시간 사회봉사 등 명령
기소 상태서 이사 당선돼 재직… 형 확정 시 '당연 퇴직' 대상
조합 내부 해임안 추진 움직임 속 피고인 측 "조직적 음해" 항소 검토

대구지법 안동지원. 매일신문DB
대구지법 안동지원. 매일신문DB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여직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북 영주축산농협 현직 이사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피고인이 기소 및 재판 상태에서 이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 등 내부 갈등을 촉발했던 사건인 만큼, 이번 유죄 판결로 지역 농협 안팎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1단독(손영언 부장판사)은 1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영주축협 이사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신상정보 등록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직장에서의 직책을 이용해 피해자 3명을 강제로 추행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안겼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과 법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나온 피해자들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주요 부분에서 일관된다"며 유죄 인정 이유를 밝혔다.

다만 2016년 발생한 창고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선 "장소와 일시가 피해자 진술 및 검찰의 공소장 변경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피고인 측 변론을 일부 받아들여 무죄로 판단했다. 형량에 대해선 초범인 점 등을 감안해 정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판결 직후 항소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해산됐던 직장협의회가 재결성되는 과정에서 특정 의도를 품은 일부 직원의 주장에 의한 조직적 음해"라며 무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이번 재판은 직장 내 성추행과 갑질 의혹을 둘러싸고 장기간 이어진 노사 간 공방에 대해 법원이 내린 사법적 판단이다.

앞서 영주축협직장협의회는 지난해 1월 여직원 신체 접촉, 부적절한 언행, 사적 업무 지시 등을 이유로 A씨를 고발했다. 사건 초기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려 했으나 직장협의회가 이의를 제기했고, 검찰의 보완 수사를 거쳐 A씨가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A씨는 기소 상태에서 명예퇴직을 신청한 뒤 영주축협 이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 현재 현직 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번 선고로 A씨의 이사 자격을 둘러싼 조합 내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축협 정관 에 따르면 '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은 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며, 상급심에서 이 형이 확정될 경우 제56조 제2항에 따라 해당 임원은 당연 퇴직된다.

아울러 조합 내부에서는 정관에 따라 대의원회 등을 통한 임원 해임 요구안 제출을 본격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어, 확정판결 전부터 해임 절차 및 자격 논란을 둘러싼 후폭풍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