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등록하면 진료비 20%로, 포인트 연 8만원

입력 2026-10-13 17: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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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업 2년, 등록 환자 76만명… 통합관리료·검사료·재진료 본인부담 10%p 감면 걷기·교육 실천하면 포인트 수납창구서 자동 차감… 노인정액제 충돌은 숙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동네의원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등록하면 본인부담률이 낮아진다. 진찰료와 검사료 부담이 기존 30%에서 20%로 10%포인트 내려간다. 걷기와 교육 실천으로 쌓은 포인트는 연 최대 8만원까지 수납 창구에서 진료비로 바로 차감된다. 정부가 2024년 9월 말 전국 의원급으로 본사업을 넓힌 뒤 등록 환자는 지난해 7월 기준 76만4천여 명으로 늘었다. 다만 전체 고혈압·당뇨 환자로 보면 등록률은 아직 약 5%에 그친다.

◆ 통합관리료·검사료·재진진찰료, 셋 다 20%로

감면은 세 항목에 적용된다. 의사가 환자별 관리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는 만성질환 통합관리료, 그와 관련된 검사료, 그리고 재진진찰료다. 일반 의원 외래 본인부담률 30%보다 10%포인트 낮다. 근거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별표2를 고쳐 만들었다.

관리는 1년 단위로 돌아간다. 의원은 첫 방문 때 환자의 혈압·혈당·생활습관을 평가해 맞춤형 계획을 세우고, 1년 뒤 다시 평가해 연장한다. 그 사이 의사나 케어코디네이터가 질병과 생활습관을 1대1로 교육하는 상담을 연 최대 10회까지 받을 수 있다. 초기 평가와 계획 수립에 붙는 건강보험 수가는 3만5천60원이다.

◆ 걷고 재면 포인트… 카드 없이 수납 창구서 차감

등록 환자는 건강생활실천지원금 대상이 된다. 걷기를 실천하고 혈압·혈당을 스스로 재고 교육을 이수하면 연 최대 8만 포인트가 쌓이고, 이 포인트는 참여 의원 진료비로 쓸 수 있다.

예전에는 포인트를 쓰려면 새마을금고를 찾아가 전용 체크카드를 만들어야 했다. 고령 환자에게는 이 절차가 벽이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의원 수납 시 요양기관정보마당을 통해 포인트가 진료비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보건복지부는 카드 발급이 복잡하고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등록은 참여 의원에서 서식 두 장

절차는 간단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4년 9월 안내한 등록 절차를 보면, 환자가 참여 의원을 찾아가 신청서와 정보제공동의서를 쓰면 의원이 전산에 등록한다. 지난해 7월 기준 전국 4천453개 의원이 참여를 신청했고, 이 가운데 3천495곳이 실제로 환자를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참여 의원 한 곳이 관리하는 환자는 평균 219명이다.

본사업 전환 뒤 새로 들어온 의원은 1천여 곳, 늘어난 환자는 5만7천명이다. 과거 대구 등 19개 시·군·구에서만 운영되던 질병관리청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의 지원금도 이 포인트로 단계적으로 합쳐진다.

◆ 혈당·혈압 수치로 확인된 효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지난해 9월 내놓은 효과 평가를 보면 1년간 사업에 참여한 당뇨 환자의 평균 당화혈색소는 7.45%였다. 참여하지 않은 환자의 7.83%보다 낮았다. 고혈압 환자의 평균 수축기 혈압도 참여군이 비참여군보다 3mmHg 넘게 낮았다.

현장 의사들이 꼽는 효과는 '관리 공백'을 메우는 데 있다. 수도권의 한 내과의원 원장은 "혈압이나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도 내원을 미루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약만 복용하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환자도 상당수"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또 내과의원은 "예전에는 처방만 받고 돌아가면 관리가 단절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 도입 후에는 생활습관과 복약, 검사 결과까지 추적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의 질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 고혈압 환자 가운데 병원 밖에서 일상 혈압을 재는 비율은 1%에도 못 미친다. 한 대학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만관제의 가장 큰 문제는 진료실 혈압만으로 이뤄지는 부정확한 진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잘 따르는 환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질적 평가와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노인은 오히려 더 낼 수도… 등록률 5%의 벽

고령층에게는 셈이 다르게 나온다. 65세 이상은 진료비가 일정 금액 아래면 정액만 내는 노인정액제를 적용받는데, 관리계획 수립이나 교육상담을 더하면 총진료비가 그 구간을 넘어선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2024년 10월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기본 진료 시 1천500원이던 부담이 교육상담을 병행하면 6천900원으로 뛴다. 시범사업 때 10%였던 본인부담률이 본사업에서 20%로 오르고 무료 검진바우처도 사라져 체감 비용이 늘었다는 것이 가정의학과의사회의 주장이다.

의원 쪽 부담도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본사업 전환 뒤 환자별 계획과 점검 결과를 건강보험공단 전산망에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행정 부담 탓에 중도에 그만두는 의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 8월 낸 보고서를 보면 참여 의원 가운데 케어코디네이터를 직접 채용한 곳은 2.3%에 불과했다.

그 결과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등록률 약 5%다. 고혈압 환자 774만명, 당뇨병 환자 373만명 가운데 스무 명에 한 명꼴만 동네의원 관리 체계 안에 들어와 있다. 질병관리청은 내년 7월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19곳을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로 바꿔 전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포인트의 근거인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는 아직 시범사업이며 운영 기한은 내년 6월 말까지다. 노인정액제와 충돌하는 고령층 본인부담 문제는 본사업 2년이 지나도록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