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 경찰 신고까지 했지만…제주 40대 여성 끝내 피살

입력 2026-10-13 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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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해자 조사 출석하지 않아…증거불충분"

제주에서 12일 새벽 40대 여성이 쓰러진 채 스토킹·교제폭력 신고 대상인 60대 남성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 연합뉴스TV
제주에서 12일 새벽 40대 여성이 쓰러진 채 스토킹·교제폭력 신고 대상인 60대 남성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 연합뉴스TV

제주에서 스토킹과 교제폭력 등으로 여러 차례 신고된 남성에게 살해된 40대 여성이 지난 3월에는 성폭력 피해와 관련해서도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제주경찰 등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는 지난 3월 5일 피해 여성 B씨로부터 성폭력 관련 신고를 당했다.

당시 B씨는 A씨가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고 이후 B씨가 피해자 조사에 출석하지 않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고, 경찰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다.

A씨와 관련한 신고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에도 있었다. 당시 B씨는 A씨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에도 B씨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고 A씨에 대한 처벌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토킹처벌법에서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된 만큼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신고가 접수되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경찰은 성폭력과 스토킹 관련 신고가 모두 종결되면서 A씨를 상대로 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역시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신고는 계속됐다. 지난 5월에는 교제폭력과 관련한 신고가 접수되는 등 두 사람 사이 문제로 여러 차례 경찰 신고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 38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앞 길거리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으며, 보복 폭력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B씨를 112 신고 시스템상 안전조치 관리 대상으로 등록해 둔 상태였다.

그러나 범행 당시 B씨는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로 신고하지 못한 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몸을 붙잡아 강제로 끌고 가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갑작스럽게 공격하면서 B씨가 스마트워치를 작동할 여유를 갖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