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해체하더니 공수처 힘 빼기?…與 공수처 개편안에 '권력수사 중립성' 논란

입력 2026-10-08 16: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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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수사대상 축소 추진…대통령·국회의원 수사권 배제 검토
행안부 산하 중수청에만 권력수사 맡기나…법조계 "수사 중립성 훼손 우려"

공수처 제공
공수처 제공

여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수사기관만 수사하는 기관'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또다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법조계와 공수처 내부에서는 "여당이 만든 공수처를 자기 손으로 무력화시키고 권력형 범죄 수사의 중립성 논란까지 만든다"라는 날선 비판마저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축소하고 사법·수사기관 비위 수사에 집중하도록 하는 공수처법 개정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김기표·김남희·김동아·김한규·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수사·기소 분리 시대,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일반 고위공직자를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판사·검사·경찰 등 사법·수사기관 종사자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는 중수청과 경찰에게 맡기고, 공수처에는 이들 기관을 견제하는 기능만 남기자는 것이다. 김기표 의원은 국정감사 이후 관련 개정안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도 포함된다. 이들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중수청 역시 범죄 혐의에 따라 수사할 수 있지만, 우선적 수사 권한을 가진 공수처는 다른 기관과 수사가 겹칠 경우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

여권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공수처 설립 당시 취지와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수처는 검찰개혁 논의가 한창이던 2019년 여야의 극한 대치 끝에 설치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2021년 출범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고 독립된 기관이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공수처 설치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웠다.

공수처의 한 검사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처럼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특히 필요한 사건을 맡기 위해 만들어진 게 공수처"라며 "사법·수사기관 종사자의 대상 범죄를 넓혀 '제 식구 감싸기'를 막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지만,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사사법체계의 퇴보나 다름 없다"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 수사를 중수청에 맡기는 방안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중수청은 행안부 소속 외청이고,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장과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한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행정부 소속 기관에 집중시킨다면 수사 중립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공수처는 기존 검찰이나 경찰로부터 독립된 기관이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며 "오히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일수록 여러 기관 가운데 독립성을 가진 기관이 경쟁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통로를 남겨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