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S 오기재·영장 없는 신체수색…권익위 잇단 시정권고
커진 경찰 권한에 외부 통제 강화 요구 들끓어
신동욱 "국민들이 피해보는 일 없도록 외부 견제 장치 필요해"
경찰의 행정 착오와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시민의 일상과 권리가 침해된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과 역할이 커진 만큼 이를 견제할 외부 통제장치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권익위 산하 경찰 옴부즈만은 경찰에 상대로 지난해 22건, 올해 11건의 시정권고·의견표명을 내렸다. 경찰 옴부즈만은 경찰의 처분이나 수사 등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고충민원을 조사해 위법·부당한 처분 등이 확인될 경우 시정권고나 의견표명 등을 하는 제도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경찰의 행정 착오로 실제 취업 기회를 잃은 경우다. 한 노인복지관 생활지원사는 지난해 말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경찰이 범죄경력 조회 과정에서 '취업제한 대상자'라고 잘못 회신하면서 합격이 취소됐다. 당시 이 여성은 특정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을 뿐 법원으로부터 취업제한 명령을 받은 상태는 아니었다. 복지관 측은 뒤늦게 경찰로부터 통보가 잘못됐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이미 다른 지원자를 채용해 복직은 불가능했다.
당시 담당 경찰관은 피해자 가족이 책임을 묻자 "그렇게 좋은 자리였나요?", "58년생이신데", "좀 쉬시면 안 되냐"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는 관련 규정에 맞지 않게 범죄경력조회 업무를 처리하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민원을 유발했다며 해당 경찰관에게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전 부서를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하라고 시정권고했다.
경찰의 잘못된 전산 입력으로 실제와 다른 범죄 혐의가 형사사법포털(KICS)에 남은 건도 있었다. 한 신청인은 무보험 차량을 운행해 실제 혐의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이었지만 KICS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피의자로 기재된 것이다. 신청인이 정정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사건이 이미 검찰에 송치돼 시스템상 수정이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권익위는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교육을 시정권고하고, 경찰청에는 KICS상의 죄명을 실제 혐의로 정정하라고 의견표명했다.
경찰이 시민에게 공권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어긴 사례도 있었다. 한 시민이 우체국 ATM에서 여러 개의 통장을 사용하자 제3자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관 4명은 시민에게 신분증과 통장 제시를 요구했다. 시민이 이를 거부하자 경찰관들은 시민의 몸을 수색, 직접 외투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신분증을 확인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으나 권익위는 영장 없이 시민을 수색한 행위가 형사소송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관련 경찰관들에게 주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시정권고했다.
이밖에도 마약수사 협조자가 보복 우려를 호소했지만 경찰이 신변보호 필요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일도 있었다. 또 경미한 업무방해 사건에서 도주나 위해 우려가 크지 않은 시민에게 수갑을 사용해 권익위가 관련 교육과 제도 정비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경찰을 견제하는 기존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권익 침해가 발생한 뒤 사후적으로 바로잡는 데 그치지 않고, 경찰 권한 확대에 맞춰 외부 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익위 경찰 옴부즈만을 비롯한 기존 견제 장치의 권한과 독립성을 보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신 의원은 "이미 침해된 국민의 권리를 온전히 되돌리기는 어렵다"며 "경찰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