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유산, 빛과 사유를 입다…안동의 가을이 세계를 만난다

입력 2026-10-06 14: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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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25일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 하회·병산·도산·봉정사서 17일간 펼쳐져
밤엔 미디어아트·선유줄불놀이, 낮엔 해설·체험, '보는 유산'에서 '머무는 유산'으로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안동의 천년 유산이 새로운 모습으로 깨어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 안동에서 오는 9~25일까지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이 열린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도산서원, 봉정사 등 안동을 대표하는 세계유산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번 축전의 주제는 '사유의 세계유산, 통섭의 미래가치'다.

단순히 문화유산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산에 깃든 사람들의 생각과 정신을 만나고, 과거의 지혜를 오늘의 삶과 미래의 문제로 연결하는 것이 축전의 핵심이다.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안동의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봉정사,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에서는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안동의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봉정사,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에서는 '사유의 세계유산, 통섭의 미래가치'를 주제로 '2026세계유산축전 안동'이 열린다. 사진은 하회마을선유줄불놀이. 안동시 제공

◆하회마을, 역사에서 미래를 묻다
하회마을에서는 안동의 역사와 전통을 오늘의 시각으로 되살리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대표적인 것이 '21세기 징비록과 만인소'다. 징비록이 과거의 전쟁과 재난에서 교훈을 찾는 기록이라면, 이번 프로그램은 이를 현대의 기후변화 등 미래의 문제와 연결해 세계유산이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게 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어린이 세계유산 도슨트, 세계유산축전 버스킹, 기념상품 부스, 고택과 빈집을 활용한 '우리가 가꾸는 세계유산' 등도 진행된다.

하회의 밤은 '선유줄불놀이'가 장식한다. 축전 기간 중 17일과 24일에는 선유줄불놀이가 펼쳐져 하회마을의 전통적인 야간 볼거리를 선사한다. 낮의 하회가 고택과 골목, 전통문화의 공간이라면 밤의 하회는 불꽃과 낙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문화공간으로 변한다.

◆도산서원, 퇴계의 정신에 현대 콘텐츠를 입히다
도산서원에서는 한글과 퇴계의 정신, 그리고 첨단 콘텐츠가 만난다.

'다시 부르는 도산십이곡'을 비롯해 안동지역 세계유산의 한글문화, 글로벌 도산별시, 퇴계 초상화 전시 등이 마련된다. 전통 북카페인 장판각과 세계유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디어아트극 '도산도'와 시사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성학의 빛'이다. 역사적 공간에 영상과 빛을 접목해 퇴계의 사상과 도산서원의 정신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전달한다.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안동의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봉정사,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에서는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안동의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봉정사,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에서는 '사유의 세계유산, 통섭의 미래가치'를 주제로 '2026세계유산축전 안동'이 열린다. 사진은 도산서원 야간개장 모습. 매일신문D/B

◆병산서원, 고즈넉한 서원에 '밤의 문화'를 더하다
병산서원은 자연과 건축, 선비문화에 현대적인 공연과 야간 콘텐츠를 더한다. 대표 프로그램은 '병산이 기억한 평화' 레이저쇼와 '풍류병산'이다.

병산서원의 아름다운 건축과 낙동강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간 콘텐츠는 낮과는 다른 서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풍류병산'에서는 음악과 토크가 어우러져 서원이 지녔던 풍류와 소통의 문화를 오늘날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전통문화 체험도 마련된다. 19, 20일 서원 향사체험을 통해 참가자들이 유생 복장을 입고 전통 향사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봉정사, 천년고찰에서 만나는 음악과 쉼
천년고찰 봉정사에서는 세계유산의 고요함에 음악과 명상, 체험을 더한다.

세계유산축전 음악회는 9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7일과 24일에도 열린다. 국악과 판소리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봉정사의 역사적 공간을 문화공연의 무대로 활용한다.

18일 봉정사 토크콘서트도 열린다. 전문가와 문화인, 예술가가 함께 세계유산의 가치와 불교문화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명상 강의와 걷기 프로그램, 산사 체험, '봉정사에서의 하룻밤' 등도 이어진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세계유산 공간에서 머물며 사찰의 역사와 자연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안동의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봉정사,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에서는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안동의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봉정사,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에서는 '사유의 세계유산, 통섭의 미래가치'를 주제로 '2026세계유산축전 안동'이 열린다. 사진은 병산서원 만대루 모습. 매일신문D/B

◆세계유산, 국경을 넘어 미래를 논하다
이번 축전은 문화관광 행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제학술대회와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논의도 이어진다.

12일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와 중국의 세계유산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15일 병산서원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9개 서원 운영진이 참여하는 서원 활성화 포럼도 열린다.

이번 축전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유산을 단순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듣고, 체험하고,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하회마을에서는 전통과 역사를 만나고, 도산서원에서는 퇴계의 정신과 한글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병산서원에서는 서원의 건축과 자연 속에서 선비문화를 체험하고, 봉정사에서는 천년고찰의 고요함 속에서 음악과 명상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야간개장과 미디어아트, 레이저쇼, 음악회, 줄불놀이 등이 더해지면서 낮과 밤이 서로 다른 세계유산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2026세계유산축전 안동' 관계자는 "안동의 세계유산은 이미 유네스코가 인정한 역사적 가치에 머물지 않는다. 이번 축전을 통해 전통과 현대, 문화와 관광, 보존과 활용이 만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2026세계유산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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