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하차도 침수 위험 등급 분류…최고위험 구간엔 차단기 의무화

입력 2026-10-06 14: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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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토교통성, 침수 위험도에 따라 지하차도 등급 분류·시설 기준 마련

지하차도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하차도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일본 국토교통성이 전국 약 3,700곳에 달하는 지하차도(アンダーパス)를 침수 위험도에 따라 등급으로 나누고, 가장 위험한 구간에는 차단기를 의무 설치하는 내용의 안전 대책 지침을 마련했다.

국토교통성 도로국에 따르면 전국 지하차도는 2025년 3월 말 기준 약 3,700곳에 이른다. 지하차도는 도로나 철도 아래를 통과하는 구조 특성상 주변보다 지반이 낮아 집중호우 시 빗물이 집중되기 쉬운 취약 지점으로 꼽혀 왔다.

이번 지침의 핵심은 침수 위험도에 따른 등급 분류다. 오사카부의 경우 이미 관할 지하차도 가운데 침수 위험성이 있는 25곳을 '침수 상정 개소'로 지정하고, 수위계와 연동한 냉수 정보판을 설치해 수심이 일정 높이에 도달하면 '통행 주의' 또는 '통행 금지'를 표시하는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지하차도에 배수 펌프를 설치하되, 펌프 용량을 초과하는 폭우가 내릴 경우 사전 통행 규제와 함께 도로 이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침을 명시하고 있다.

지하차도 침수가 위험한 이유는 구조적 특성에 있다. 지형상 깔때기처럼 주변 빗물이 한곳으로 모이는 데다, 가장 낮은 바닥 부분에 물이 집중되기 쉬워 입구의 수심만으로는 내부의 실제 깊이를 판단하기 어렵다. 수심 20㎝를 넘으면 머플러로 물이 역류해 엔진이 꺼질 수 있고, 30㎝가 되면 차량이 부력으로 뜨기 시작해 핸들 조작이 불가능해진다.

국토교통성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지하차도 수몰 사고로 전국에서 20명 이상이 숨졌으며, 사고는 야간·새벽 시간대에 집중됐다.

일본의 이번 지침은 한국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에서는 2023년 7월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숨지면서 안전 대책 강화가 본격화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침수 위험 지하차도 564곳 가운데 512곳에 진입 차단 시설 설치를 완료했으며, 설치율은 약 90.8%다. 차량 통제 기준도 침수심 15㎝에서 5㎝로 강화해 더 이른 시점에 차량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오송 참사 이후 차단 시설은 244개에서 2025년 기준 659개로 늘었으며, 전국 지하차도 1,091개 가운데 차단 시설이 설치된 곳은 659개다. 한국 행정안전부는 침수 지하차도 통제 정보를 내비게이션 앱으로 실시간 안내하는 서비스를 올해 5월부터 서울·대전 지역 83개 지하차도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행안부는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한 뒤 2028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설 설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진입 차단 시설 설치뿐 아니라 침수 위험을 신속하게 파악해 실제 통제로 연결하는 운영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진입 차단 시설 설치를 완료하지 못한 49곳의 지하차도 등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구간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