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사법기관(판사 및 공소청 검사, 군사법원 판사)과 수사기관 근무자(경찰, 중수청 수사관, 특별사법경찰관 등)로 축소(縮小)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공수처는 검찰의 독점적 권한을 견제(牽制)하고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수사하겠다며 설립했으나 출범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수사 대상이 대통령, 국회의원, 판·검사, 군 장성 등 고위공직자들인데,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구성에서 정치적 중립성 보장 장치가 훼손(毀損)돼, 정권이 야당을 표적 수사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모든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지만, 직접 기소할 수 있는 대상은 판·검사 및 경무관 이상 경찰에 한정돼 수사를 마친 후에는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하는 등 절차상 낭비 문제도 노출됐다. 그 결과 2021년 공수처 출범 후 접수한 1만4천여 사건 중 재판에 넘긴 것은 8건에 불과했고 이들 중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단 1건이었다.
민주당은 대통령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 권한을 현행 공수처에서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넘기겠다고 한다. 야당 탄압 등 수사 중립성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나아가 공수처가 판사와 공소청 검사 등 사법 공직자에게 수사 역량(力量)을 집중하는 것은 제2의 사법부 압박(壓迫)이 될 가능성도 크다.
형사사법 체계 개편의 목적은 수사 전문성과 신속성, 정치 중립성을 바탕으로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국민을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정치적 이유로 공수처를 설립하는 바람에 '공수처(空手處)'가 되고 말았다. 검찰을 폐지하고 만든 중수청과 공소청도 마찬가지다. 경찰 부실 수사와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크지만, 정부·여당은 중수청장 후보를 둘러싸고 "친윤이니 반윤이니" 하며 '우리 편인가 아닌가'만 따지고 있다. 공수처 출범,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설립 등 형사사법 체계 개편에 따른 국민 불안과 비판은 언제든 분노로 바뀔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