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바프 의장, 이슬라마바드 MOU 기반 조건 재확인…이행 순서 놓고 미·이란 신경전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중재자를 통한 답변을 받은 뒤에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거부하며 7개 선결 조건 이행을 촉구했다.
이란 관영 누르뉴스는 이란 측 종전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이슬람공화국의 입장은 완전히 명확하고 확고하며,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에 기반한 우리의 7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최근 중재자를 통해 제안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언론에서는 딴소리하는 미국 측이 제안을 내놓았다"며 "그러나 과정을 질질 끌며 일방적 요구를 강요하던 시대가 끝났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이 외교를 추진하는 동시에 전쟁에도 대비할 것이라며 "우리는 감정적으로 행동하지도, 위협에 굴복하지도 않겠다. 싸우면서 협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7월 파키스탄의 중재로 종전 로드맵을 담은 MOU에 서명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이견이 재확인되면서 무력충돌이 되풀이됐고, 잠정 합의안은 사실상 붕괴했다. 협상은 이후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란은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측에 '7일 신뢰 구축안'을 제시했다. 이란이 내건 조건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동결자금 즉시 반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 등이다. 미국이 이 조건들을 이행하면 7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내용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중재자들을 만나 이 안에 대한 미국 측 답변을 전달받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갈리바프 의장이 기존 7개 조건을 다시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한 점으로 미뤄, 미국의 답변이 이란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 쟁점은 합의 이행 순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양측의 핵심 이견은 이 계획의 이행 순서"라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완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선행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 양보하느냐를 두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다.
테헤란의 한 소식통은 외신에 "이란이 대규모 전투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소식통은 "미국도 군사 옵션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갈리바프 의장 역시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이 전쟁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