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겨진 상태의 11번째 女 시신 발견…대통령까지 나선 남아공

입력 2026-10-01 09: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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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동쪽에 있는 도시 에쿠룰레니에서 여성 시신이 잇달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동쪽에 있는 도시 에쿠룰레니에서 여성 시신이 잇달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근 여성 시신이 잇달아 발견돼 여성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아공 대통령이 여성·아동 대상 미해결 사건 전수조사와 수사 재개를 지시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메일앤드가디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그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남아공 여성들에게 가해진 폭력은 깊은 고통과 국가적 수치의 원천"이라며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젠더 기반 폭력과 여성 살해에 대한 대응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경찰과 검찰에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살인과 성폭행 등 젠더 기반 폭력과 관련된 미해결 사건을 60일 이내에 전수조사하고 90일 내에 이들 사건의 우선순위를 정해 수사 재개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들 사건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인력·장비 보강 등 재정 지원 계획도 60일 이내에 마련하라"고 했다.

전국 지방정부에는 여성 안전 실태조사를 하도록 했다. 가로등이 고장 난 곳·버려진 건물·보안이 취약한 공원·공동묘지 등 위험 지역 파악도 포함됐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또 "술이 젠더 기반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고 유해한 음주는 대인관계 폭력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소"라며 무허가 주류판매점 단속 등 주류법 집행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최근 남아공에서는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와 인접한 에쿠룰레니에서 최근 두 달 새 여성 시신이 잇달아 발견돼 여성을 겨냥한 연쇄살인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말~8월 초 반경 7㎞ 이내에서 여성 시신 3구가 잇따라 발견된 데 이어 지난달 초에도 불과 열흘 만에 시신 6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또 지난달 26~27일 여성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되며 지금까지 희생자는 최소 11명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희생자 11명은 모두 20대 또는 30대 여성이었다. 상당수는 나체이거나 옷이 일부 벗겨진 채 주요 도로 인근 공터에 유기된 상태였다. 폭행 흔적도 발견됐다. 이 가운데 3건과 관련해 4명의 용의자가 체포됐으며 다른 사건에서도 경찰이 일부 용의자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일부 살인 사건에서 범행 수법 등의 유사점을 확인했지만 동일범 또는 동일 집단의 소행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 통계에 따르면 올해 4~6월 3개월간 남아공에서는 모두 5천427건의 살인이 벌어졌다. 하루 평균 약 60명이 살인으로 숨진 셈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살인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살인 사건 가운데 해결되는 비율은 약 10건 중 1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