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옳다, 헌법 절차 존중하라"…대구 변호사 113명 지지 성명 발표

입력 2026-09-28 16:27:16 수정 2026-09-28 16: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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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회장들도 다수 가세…"재제청 요구에 헌법적 근거·구체적 사유 밝혀야"
"국회가 거수기냐"…대통령에 임명동의안 제출 촉구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대구지방변호사회관. 대구지방변호사회 제공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대구지방변호사회관. 대구지방변호사회 제공

대구지역 변호사 113명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하려면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부터 밝혀야 한다며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을 촉구했다.

'사법부 독립을 염려하는 대구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113명은 28일 '헌법을 지킨 대법원장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연명에는 김중기·석왕기·여동영·이석화·이춘희·이담 변호사 등 대구변호사회 전임 회장들도 참여했다.

이날 변호사들은 성명을 통해 "대법원장의 결단은 옳다. 그것은 헌법이 정한 길이었고, 사법부의 수장이 마땅히 가야 할 길이었다"라며 "우리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 제104조 제2항을 근거로 대법관 임명 절차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과 법률에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권이나 이에 응해야 할 대법원장의 의무가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이 올 때까지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대법관을 제청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재제청을 요청하려면 그 헌법적 근거와 구체적 사유를 문서에 적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임명하지 않겠다는 입장' 자체를 재제청 사유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변호사들은 "왜 임명하지 않는지는 말하지 않고 의지, 즉 결론을 이유라고 내민 것"이라며 헌법기관 사이의 권한 행사는 그 근거와 이유가 문서에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이 손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청와대는 국회가 판단하기도 전에 '어차피 임명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결론을 먼저 내리고 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았다"라며 "이것은 임명권의 행사가 아니라 임명권을 구실삼아 중간 절차를 차단한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대통령의 임명 거부권이 있더라도 그 권한은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가 끝난 뒤 행사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판단에 앞서 후보자를 보내지 않는 것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앞세워 국회의 동의권을 막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특정 후보자가 부적절하다면 국회에서 부결하면 되고, 국회가 동의한다면 그때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라며 "청와대의 논리대로라면, 국회는 대통령이 임명할 사람에게 동의하는 거수기로만 남아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변호사들은 또 "헌법이 정한 대법관 임명 절차를 존중하고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인정하라"라며 "대법관 공석은 헌법이 정한 방식으로 대통령이 직접 매듭지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역사는 권력에 굴복한 사법부를 오래 기억하지 않지만, 권력 앞에서 헌법을 붙든 판사는 오래 기억한다"라며 "우리는 헌법을 지킨 대법원장을 지지한다. 사퇴 요구와 탄핵 거론으로 헌법기관의 수장을 굴복시키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