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절반, 만 2세 전 스마트폰 시작…WHO 권고 무색

입력 2026-09-28 06: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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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신건강센터, 2~5세 영유아 400명 부모 조사…생후 12~23개월 시작이 최다

영유아가 보호자 품에 안겨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영유아가 보호자 품에 안겨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영유아 2명 중 1명은 만 2세가 되기 전에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신건강 연구정보지(MIND)에 따르면 2~5세 영유아 40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작 연령을 조사한 결과, 생후 12~23개월에 처음 사용했다는 응답이 37.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후 24~35개월 26.66%, 생후 0~11개월 13.80% 순이었다.

만 2세 이전, 즉 생후 0~11개월과 생후 12~23개월을 합산하면 전체의 50.98%에 달했다. 영유아 둘 중 하나는 두 돌이 되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손에 쥐는 셈이다.

사용 시간도 주말에 크게 늘었다. 주중에는 1시간 미만이 56.78%,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2.74%였다. 반면 주말에는 1~3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이 22.58%로, 주중(9.46%)의 두 배를 넘었다. 주말 기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1.28%로 주중보다 11.46%포인트 낮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스크린 타임을 피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WHO는 2~4세 어린이의 경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는 시간이 하루 6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도 권고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 기준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수치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WHO 권고가 여러 나라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 2세 미만 영유아가 디지털 화면에 노출될 경우 건강과 발달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생애 초기 스크린 사용이 보호자와의 유대 형성, 신체 놀이, 언어 발달 기회를 줄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과도한 자극과 수면 장애, 눈 건강 문제, 소아 비만, 기기에 의존한 감정 조절 문제와도 관련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연구진은 스크린 노출이 특정 발달 질환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학협회 저널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만 4세 이하 어린이 9만 명을 조사한 결과, 만 1세 이하 영유아 중 스크린을 접하지 않은 경우는 25%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조기 노출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소가 정기 발간하는 정신건강 연구정보지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