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재제청 갈등 격화, 조희대 대법원장 어떤 선택할까

입력 2026-09-27 15: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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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압박에도 원칙 고수하는 조 대법원장 앞 세갈래 길
'결격사유' 대답 없는 청와대 고려 사태 관망 가능성에 무게
앞서 추천된 다른 후보 제청·추천위 재구성 가능성도
민주당 "대통령 뒤에서 비수 꽂아, 당연히 재제청 나서야"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사안이 추석 연휴 정치권의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 조 대법원장이 향후 별도의 재제청 없이 현재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대법관 후보를 재추천 받거나 기존 후보추천위에서 추천된 다른 후보를 제청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가 손봉기 후보자의 결격 사유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관 제청권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관망할 수도 있다.

이미 올초 후보 추천이 이뤄진 뒤 7개월 동안 제청이 미뤄진 상황 등을 고려하면 원칙주의자인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여당의 압박에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지난 21일 헌법재판소에 이번 사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둔 상태기도 하다.

대법관 공백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고려한다면 기존 후보추천위에서 추천된 다른 후보를 다시 제청하는 방안도 열려 있기는 하다. 다만 이 경우 청와대 요구에 따라 후보 제청이 이뤄진 선례로 남아 향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 대법원장이 고르기 어려운 선택지로 여겨진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헌법적 근거가 없다'고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후보추천위를 다시 구성해 대법관 후보를 다시 추천받는 방안은 일종의 절충안으로 여겨진다. 다만 여당이 이 방안을 반대하고 있고, 기존 후보 추천 인사의 지위 및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상존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추석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민들은 조 대법원장이 왜 그러냐는 얘기를 좀 많이 했다"며 "역대 대법원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법조인이 아닌 정치인의 길을 걷는 모습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만날 때는 앞에서 웃고 뒤에서는 바로 비수를 꽂고, 뒤통수치는 모습이 대법원장답지 않다는 것"이라며 "시민들의 비판 수위가 높았다"고도 덧붙였다.

이용우 대변인도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권에 기초하여 재제청을 요청했다면 대법원장은 당연히 헌법기관 구성 의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재제청에 나서야 한다"며 국회에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