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 9543명, 40대의 2.4배…쪼그려 앉기에 체중 7~8배 하중 잠김 증상 없으면 보존치료 우선…연휴 진료비엔 30% 공휴가산
바닥에 쪼그려 앉아 일하다 다치기 쉬운 반월상 연골 파열 환자가 한 해 6만7197명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가운데 가장 최근 집계인 2023년 진료 기준으로, 이 중 48.6%인 3만2639명이 50·60대였다. 명절 상차림처럼 무릎을 깊게 구부리는 자세는 관절에 체중의 7~8배 하중을 싣는다. 그러나 무릎이 펴지지 않는 잠김 증상이 없다면 수술을 서두를 일은 아니다.
수술 문턱은 이미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이 2024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의사 1인의 수술 청구가 도마에 올랐다. 한 관절병원 의사는 반월판절제술 등을 한 해 4016건 청구했다. 해당 의원실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건수라며 진료기록부에 자신을 집도의로 적고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수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40대 여성 3962명, 50대 되자 9543명
같은 통계에서 여성 환자는 40대 3962명에서 50대 9543명으로 2.4배 뛴다. 60대 여성은 1만759명으로 40대의 2.7배다. 10~30대에서는 남성 환자가 여성의 2배지만, 50대를 지나면서 성비가 뒤집힌다.
무릎 전체로 넓히면 규모는 더 커진다. 2023년 무릎관절증 진료 인원은 320만1368명으로 10년 새 25.7% 늘었고, 60대 이상이 86.4%를 차지했다. 여성 환자는 남성의 2.7배다. 50세 이상 인구의 무릎 골관절염 유병률은 12.5%로, 중장년 8명 중 1명꼴이다.
◆ 128도로 구부리면 슬개골 압력 7.6배
무릎을 128도까지 굽혀 쪼그려 앉으면 슬개골에 실리는 압력은 체중의 7.6배에 이른다. 서 있기만 해도 체중의 75~90%가 무릎 안쪽 관절면으로 쏠린다. 굴곡 각도가 130도를 넘으면 하중은 내측 반월상연골판 뒤쪽에 집중된다. 중년 주부의 파열이 이 부위에 몰리는 이유다.
문제는 다치는 순간이 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한 관절병원의 2011년 임상 분석 자료를 보면 40대 이상 여성 연골판 파열 환자 354명 가운데 82%는 저강도 일상활동 중 손상을 입었다. 넘어지거나 부딪힌 기억이 없어 단순 염좌로 넘기기 쉽다.
한 관절전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지난해 7월 "젊었을 때는 연골 자체에 수분이 많고 유연해 외력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만, 나이가 들면 변성과 함께 수분이 줄어 딱딱해지기 쉽다"며 "이로 인해 작은 자극에도 다양한 파열이 쉽게 생긴다"고 설명했다.
◆ '퍽' 소리 뒤 무릎이 안 펴지면 단순 관절통이 아니다
대학병원 정형외과가 소개한 사례 가운데 56세 주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명절 직후 바닥에 쪼그려 앉아 일하다 '퍽' 소리와 함께 관절이 잠긴 뒤 반월상연골판 파열 진단을 받았다. 보행 중 무릎 뒤에서 소리가 난 뒤 계단을 내려가지 못한 56세 여성도 같은 진단이었다.
감별 지점은 각도와 걸림이다. 계단을 정상적으로 내려가려면 무릎이 최소 90도는 구부러져야 하는데, 파열된 연골 조각이 관절 사이에 끼면 이 각도가 나오지 않는다. 쪼그려 앉을 때 오금이 당기고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반복되는 것도 신호다. 정형외과 학계는 연골판 파열이 자연 치유되지 않는 질환이라고 짚는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2차 관절연골 손상과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 잠김 없으면 절제보다 보존… 학회는 과잉 수술 경계
파열이 확인됐다고 모두 관절내시경 대상은 아니다. 대한슬관절학회 퇴행성 반월상연골판 파열 진료지침은 잠김 증상이 없으면 수술과 보존치료의 장기 경과 차이가 크지 않다고 정리했다. 연골판을 많이 잘라내면 오히려 관절염 진행이 빨라진다는 이유에서다.
고가의 비급여 줄기세포 주사를 두고도 경고가 나온다. 슬관절 전문의 그룹은 완벽한 연골 재생 효과가 공인되지 않아 과대광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비급여 무릎 관절 주사 치료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보존치료의 축은 체중과 근력이다. 체중이 1㎏ 늘면 걸을 때 무릎에 실리는 하중은 4㎏ 증가한다. 대한정형외과학회 골관절염 권고안은 체중을 7% 이상 줄이면 통증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된다고 본다.
◆ 퇴행성 파열 MRI는 전액 본인 부담
비용 구조는 중년 환자에게 불리하다. 무릎 반월상연골 손상 MRI는 급성 외상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퇴행성·만성 파열은 비급여다. 명절 가사 도중 악화된 파열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월상연골이식술 급여 기준도 20~45세로 묶여 있어 50대 이상은 대상이 아니다.
슬관절을 진료하는 한 대학병원 교수는 2024년 정형외과 질환 안내서에서 "쪼그려 앉는 일이 많은 중년 주부들은 내측 반월상연골판 후각부 파열이 흔하다"고 짚었다. 이어 "파열된 연골판이 관절 사이에 끼어 잠김 증상이 나타날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