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24시간 석 달, 거래 10% 늘고 가환율 5% 사라졌다

입력 2026-09-23 19: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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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균 현물환 191억4000만 달러, 아침 갭 변동성 41.6% 축소 새벽 2~6시 가산 스프레드 징수 금융사 있어 실익 따져야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외환시장이 24시간 무중단 체제로 바뀐 지 석 달 만에 은행 간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이 191억4000만 달러로 10.1% 늘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14일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태스크포스에서 내놓은 집계다. 개인 투자자와 여행객이 체감하는 변화는 거래량보다 가격에 있다. 새벽에 붙던 5% 안팎의 가환율 할증은 사라졌다. 대신 심야 우대율이 금융사마다 달라져 환전 득실이 시간대에서 갈린다.

◆ 월요일 새벽 6시부터 토요일 새벽 6시까지, 주 120시간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이 단행된 지난 7월 6일부터 환시는 월요일 오전 6시에 열려 토요일 오전 6시에 닫힌다. 2024년 새벽 2시까지 연장한 지 2년 만에 공백이 사라졌다. 주말과 신정을 뺀 평일 공휴일에는 평소처럼 거래된다.

첫 거래는 1달러당 1527원60전에 체결됐다. 개장 첫날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체결된 물량은 4100만 달러로 전체의 0.27%에 그쳤고, 같은 시간 환율 변동 폭은 3.4원에 머물렀다.

기존 새벽 2시 종가는 없어지고 뉴욕장 마감에 맞춘 오전 6시 종가가 새로 생겼다. 오후 3시30분 종가는 그대로 쓴다. 미국이 서머타임을 푸는 11월 1일부터는 개장과 폐장이 한 시간씩 밀려 월요일 오전 7시에 열린다.

◆ 서학개미 5% 가환율 부담, 실시간 정산으로 바뀌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쪽은 미국 주식 투자자다. 이전에는 외환시장이 닫힌 심야에 원화로 해외주식을 주문하면 증권사가 5% 안팎을 얹은 임시 환율로 가결제했다. 차액은 이튿날 아침에 다시 정산했다. 이 절차가 없어져 새벽 3시에 주문해도 주간과 같은 실시간 매매기준율이 붙는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1월 글로벌 원화거래 기반 구축 태스크포스에서 정리한 내용을 보면, 가환율 차액정산 폐지로 심야 매수 시 묶이던 증거금 여력도 함께 풀렸다.

기업 환전도 시간표가 바뀌었다. 하나은행은 딜링룸 심야 데스크를 24시간 교대 근무로 돌린다. 개방 첫날 오전에는 기업 수출 대금 1000만 달러를 1528원에 매도 체결했다.

◆ 아침 개장 갭 변동성 41.6% 축소, 환율 출렁임은 되레 커졌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7월 내놓은 분석 보고서를 보면, 야간 거래 체제 도입 이후 아침 개장 때 나타나는 갭 변동성은 41.6% 줄었다. 밤사이 해외 뉴스가 개장 직후 한꺼번에 반영되며 생기던 쏠림이 분산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환율 자체의 출렁임은 오히려 커졌다. 서울외국환중개 집계로 올해 상반기 원·달러 하루 평균 고저 변동 폭은 14.54원으로 지난해(11.59원)보다 3원 가까이 벌어졌다. 지난 6월 평균은 16.1원으로 2009년 2월 이후 가장 컸다.

◆ 새벽 2~6시, 우대율 90%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은행권 간담회에서 짚은 대로, 일부 금융사는 심야 유동성 감소와 환위험 관리를 이유로 주간 90% 수준인 우대율을 새벽에 낮춰 적용한다. 증권업계도 해외주식 원화주문 자동환전을 실시간 환율로 바꿨지만, 새벽 2~6시 구간에 가산 스프레드를 따로 물리는 곳이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이달 내놓은 야간 외환거래 안내를 보면, 같은 실시간 환율이라도 심야 우대율이 빠지면 달러당 수 원의 차이가 생긴다. 환전 수수료 100% 우대를 내세운 해외결제 카드도 현지 결제는 무료지만 귀국 후 남은 외화를 원화로 되돌릴 때 1% 안팎이 빠진다.

24시간 열리는 통화는 원·달러뿐이다. 엔화와 유로화 등 이종통화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기존 정규장 체제를 유지한다. 연휴 중 거래가 체결되더라도 실제 결제는 은행 영업일에 처리한다.

◆ 21일 원화 국제결제망 시범운영, 내년 1월 본운영

한국은행은 21일 해외 투자자가 자국 영업시간에 원화를 결제할 수 있는 국제결제망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국민·우리·하나·신한 4개 은행이 참여한다. 정부는 2027년 1월 역외원화결제시스템 본운영과 함께 달러-원 매매기준율 산정 방식을 시장평균환율에서 시간가중평균환율로 바꿀 계획이다.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등록 외국 금융기관은 지난해 6월 말 52개사로 늘었다. 새벽 2시 연장 1년 차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은 123억1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6.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연장시간대 물량은 22억2000만 달러로 18%를 차지했다.

한 금융경제 전문가는 "밤 시간에는 거래량이 굉장히 낮은 구간이 생길 수도 있고 또 해외 뉴스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환율이 오히려 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거든요"라며 "그래서 첫 단계에서는 환율 안정 효과보다는 좀 시장 적응 과정이 필요해 보이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