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첨단산업 용수 수요 확대 주목
실증·인증부터 판로 확보까지 지원 강화
국제 공동인증으로 해외 진출 문턱 낮춰
기후위기와 첨단산업의 용수 수요 확대로 물산업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뭄과 폭우에 대응하면서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필요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안병철 한국물기술인증원장은 이 같은 변화를 물산업과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데 기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매일신문과 만난 안 원장은 물산업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증원은 기업을 심사하는 기관이면서, 기업이 시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물기술인증원은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자리한 물 분야 전문 인·검증기관이다. 물과 관련된 자재·제품의 위생안전성과 품질·성능을 확인하고 새로운 기술을 검증하는 것. 국민이 안심하고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기업에는 기술력을 증명하고 판로를 넓힐 근거를 제공한다.
안 원장은 향후 물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기후변동성과 산업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물이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기에 공급되도록 기존 수자원을 연결하고, 하수를 재이용하며, AI를 활용해 관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수요가 기업의 기술 개발과 사업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증원 역시 새로운 수요에 맞춰 역할을 넓힐 계획이다. 물순환 제품의 성능과 먹는샘물의 품질·안전성을 확인하는 인증을 안착시키고 검증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또 실증·인증을 넘어 판로 연결에도 주력한다.
안 원장은 "클러스터의 실증 인프라와 인증원의 인·검증 전문성이 한 곳에 모여 있다는 것은 대구 물산업의 큰 강점이다. 다만, 기업의 기술력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K-테스트베드 사업과 연계한 성능확인서 발급, 조달청 혁신시제품 평가 혜택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인증 장벽도 낮춘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NSF 인증 하나를 취득하는 데 평균 9개월, 5천만원이 소요된다. 국가마다 다른 기준과 절차에 대응해야 하는 중소기업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미국 NSF와 국제 공동인증 표준인 'K-NSF'를 개발하고 있다. 배관·이음관·물탱크·수도미터 등 7개 우선 품목을 대상으로 올해 12월 표준 발행, 내년 시범인증을 목표로 한다. 동남아 주요국 전문가의 의견도 반영해 활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라고 했다.
또 "개별 기업의 인증 비용을 도와주는 데서 나아가 국내 인증이 해외에서 통하는 제도적 통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 인증이 곧 해외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안 원장은 원광대 교수를 역임하고 국가물관리위원회 정책분과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현장은 물론 정책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증원의 신뢰도와 재정 자립도를 함께 높이는 것도 임기 중 주요 목표다.
안 원장은 "우선 공장심사의 세부 판정기준을 구체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사전심사를 도입해 심사 편차와 소요 기간을 줄일 계획이다. 기업들로부터 '인증원 심사는 까다롭지만 공정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화려한 성과보다 다음 원장과 직원들이 더 멀리 갈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단단히 다졌는가로 평가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