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약 54조원 손실이 추정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 실무 부서장를 유럽에 파견 명목으로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부서장이 실무를 맡은 지 7개월밖에 안 된 상황에서 갑자기 장기 국외 파견을 보내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22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는 최근 A 직전 자산운용과장의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파견 근무를 승인했다. UNIDO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지속 가능한 산업화를 지원하는 유엔전문기구로,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있다.
A 전 과장은 지난 8월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실무를 담당했던 자산운영과 실무 총괄자였다. 문제는 A 전 과장이 자산운용과장으로 임명된 지 고작 7개월 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금융위를 포함 정부부처 공무원은 보통 1년 반에서 2년 주기로 순환근무를 한다. 실제 A전 과장도 2024년 5월부터 올 1월까지 1년 9개월간 공정시장과장으로 근무하다 자산운용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이런 갑작스런 파견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손실에 대한 문책성 인사나 좌천이면 이해가 가지만 A 전 과장은 금융위 내부에서도 '꿀보직'으로 통하는 유럽 장기 파견 근무자로 선정돼 의문점이 생긴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신청될까 봐 미리 담당 과장을 빼돌린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권대영 부위원장은 "연초부터 관련 절차에 따라 UNIDO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산운용과장 임명 전부터 예정돼 있던 파견이었다. 국정감사랑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인사가 난 지 7개월만에 장기 국외 파견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찾아보면 아마도 그런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한편,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기초로 상장된 ETF가 7월 국내 증시 대폭락의 주범이 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시장 보고서 기준 약 54조6천400억원 손실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는 지난 1월 30일부터 3월 11일까지 입법·규정변경예고를 거친 뒤 4월15일 의결, 21일 국무회의를 거쳐 '초스피드'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화의 길을 열었다.
이후 정부가 주식 버블기에 고위험 상품을 충분한 검토 없이 출시해 많은 개인투자자의 손해를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 조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에 대해 "정책적 부족함이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등이 이번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금융위에서는 이억원 위원장과 권대영 부위원장, A 전 자산운용과장이 추가 증인으로 신청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