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출근길 검증
논란의 중심에 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나란히 취재진과 거리를 뒀다.
김승원 후보자는 이날로 사흘째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도어스테핑을 생략했고, 용혜인 후보자는 아예 이날 처음으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은 채 자택에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장관 후보자가 청문 준비 기간 취재진 앞에 반복적으로 서서 현안 질문을 받던 '출근길 검증' 장면도 함께 희미해지는 모습이다.
◆김승원 사흘째 문답 생략…용혜인은 '집으로'
김승원 후보자는 지난 3일 첫 출근길에 취재진 질문을 받은 뒤 7일 다시 도어스테핑을 갖고 식약처 청탁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8일부터는 별도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고 있다. 8일 "청문회에서 다 소상하게 밝히겠다"고 말했고, 9일에도 "준비단에서 차근차근 설명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10일까지 정식 질의응답이 생략되면서 사흘째 도어스테핑 회피 기록이 작성됐다.
용혜인 후보자는 지난 9일엔 준비사무실 출근길에 의원직 겸직 등 각종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어 10일엔 아예 준비사무실에 나오지 않고 자택에서 청문회 자료를 준비한다고 밝히며 취재진이 질문할 접점 자체가 없어졌다.
◆서면 반박은 계속, 직접 질문은 '청문회에서'
출근길 문답은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도, 매일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도 아니다. 다만 장관 후보자가 각 부처의 지원을 받아 청문회를 준비하는 기간 새로 제기되는 의혹에 직접 답하고, 언론이 그 답변을 토대로 다시 묻는 사전 검증 창구 역할을 해왔다. 준비사무실을 마련하는 비용에도 국민 세금이 쓰인다.
문제는 후보자가 준비단 명의 설명자료로 원하는 시점과 방식에 따라 반박하면서도 후속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 구조가 굳어지는 경우다. 김승원 후보자는 오는 15일 청문회를 앞두고 있지만 국회 법사위의 증인·참고인 채택이 난항을 겪고 있고, 용혜인 후보자는 청문회 날짜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문회에서 답하겠다'는 말이 반복될수록 국민이 답을 듣는 시점도 그만큼 뒤로 밀린다. 출근길 몇 분의 문답이 인사검증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그 몇 분마저 사라지면 후보자에게는 답변의 시간과 방식을 고를 선택지가 늘고, 국민에게는 기다려야 할 시간이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후보자는 불리한 질문을 피하고 답변할 시간과 방식을 고르는 이득을 얻는 반면, 국민은 검증 기회를 잃고 기다림의 비용을 떠안는다. 공직 후보자의 침묵이 편의가 되고 국민의 질문이 대기표가 되는, 후보자가 이득을 얻고 국민은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과연 정상적인 인사검증인지 비판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