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족했습니다"…'대국민 반성문'으로 시작한 새 경찰지휘부

입력 2026-09-03 14: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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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경찰청장 대행 취임 첫날, 광주 장윤기·제주 실종사건 사죄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경찰 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경찰 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경찰은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취임 첫날인 3일 전국 경찰 지휘부가 한자리에 모여 대국민 반성문 발표로 새 시작을 알렸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 슬로건은 '경찰이 부족했습니다. 뼈저린 반성과 철저한 쇄신으로 경찰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습니다'이다.

최근 광주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등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졌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문구다.

김 대행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취임 구상이나 정책 비전을 제시하기에 앞서 반성과 사죄부터 꺼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소중한 가족의 생사를 애타게 기다리던 분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행은 "개별 경찰관의 잘못만을 탓하고 끝내지도 않겠다"며 "어떻게 현장에서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하나하나 원인을 철저히 확인하고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못이 확인되면 누구의 잘못인지, 지휘·감독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국가수사본부장과 신임 시도경찰청장 14명을 포함해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이 전원 참석했다. 인사발령으로 새롭게 교체된 경찰 지휘부가 현지에 부임하기 전에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은 '경찰개혁추진단'을 설치해 조직과 제도뿐 아니라 현장 업무수행 방식과 조직문화까지 원점에서 점검할 방침이다.

김 대행은 회의 이후 첫 현장 행보로 제주 장기 실종사건 현장을 찾아, 사망자의 빈소와 실종자가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을 차례로 방문해 대응 실태 등 점검에 나섰다.

대구·경북을 포함한 18개 시도경찰청장들 역시 회의 이후 각자의 자리에서 취임 후 업무를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