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스공사·석유공사 합친다…공공기관 109곳 대수술(상보)

입력 2026-09-03 14:45:09 수정 2026-09-03 15: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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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일 공공기관 109곳 감축안 발표
LH 조직 분리·지방공항 활성화 방안도 포함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DB

정부가 대구에 있는 한국가스공사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케이메디허브)을 한국석유공사, 충북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원과 합치는 등 공공기관 109곳에 대한 대대적인 기능 개편에 나선다. 인공지능(AI) 확산과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동시에 비대해진 공공부문의 조직과 기능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3일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가 마련한 이번 방안은 전략적 구조개혁 15개,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11개,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 83개 등 모두 10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가 대규모 기능개혁에 나선 데는 공공부문의 비대화와 재정 부담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공공기관 임직원 정원은 2010년 24만7천명에서 지난해 43만2천명으로 증가했다. 공공기관 부채는 2020년 542조원에서 지난해 769조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은 174.1%에 달했다.

허장 재경부 2차관은 "기후위기와 저출생·고령화, 지역소멸 등 복합적인 구조 변화에 대응하려면 공공기관이 국가적 과제 해결의 핵심 축 역할을 해야 한다"며 "유사·중복 기능은 정비하고 비핵심 기능은 덜어내며, 분산된 기능은 유기적으로 연결해 공공기관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기능과 역할을 재설계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석유공사 통합…발전 5사도 하나로

산업통상부 소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를 통합해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를 설립한다. 가스와 석유로 나뉜 에너지 공급 기능을 하나로 묶어 지정학적 위기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고 국가 에너지 수급을 통합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석유공사의 석유 비축과 일부 석유 탐사·개발 기능은 통합공사로 넘긴다. 알뜰주유소 등 유통구조 개선 기능은 한국석유관리원으로 이관한다. 통합공사에는 부실자산 관리를 위한 자회사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코가스보안관리와 코가스서비스얼라이언스, 케이엔오씨서비스 등 3개 기관은 가칭 '에너지자원공사관리'로 통합하고, 케이씨엘엔지테크와 대한석탄공사는 폐지 대상에 포함됐다. 석탄공사는 지난해 6월 삼척 도계광업소를 끝으로 전국 광업소가 모두 폐광해 사실상 기능이 종료된 상태다.

허 차관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재무구조 차이에 따른 반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양쪽 기능이 사실상 에너지 공급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만큼, 그 문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통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첨단의료·LH·물산업도 개편…법 개정 없는 기관부터 착수

보건복지부 소관 케이메디허브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원도 가칭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통합한다. 지역별로 분산된 첨단의료 연구개발·실증·기업지원 기능을 한데 모아 연구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고 사업화 지원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맡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담당하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나누는 방안이 추진된다. 개발이익 일부를 별도 계정에 적립한 뒤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자산공사에 출연하는 구조다. 국토교통부는 구체적인 기능 개편 내용을 담은 별도 'LH 개편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지방공항 간 통합은 당장 추진하지 않고 지방공항별 특화 전략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먼저 마련한 뒤 통합 여부를 다시 검토한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나눠 맡아온 항공보안 업무는 분리해 별도 전문기관으로 통합한다.

물산업 관련 기관도 통합 대상에 올랐다. 대구에 있는 한국물기술인증원은 서울의 물산업협의회와 합쳐 가칭 '물산업진흥원'을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과정에서 대구에 있는 물산업클러스터, 물기자재성능인증센터 등 물산업 관련 관계기관의 기능도 함께 통합될 예정이다.

허 차관은 통합기관의 본사 소재지와 관련해 "오늘 발표한 내용은 대체적인 방향"이라며 "국회 법 개정과 노조와의 대화 등이 필요한 만큼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논의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법률 개정이 필요 없는 기관부터 즉시 통폐합에 착수할 방침이다. 통폐합 대상 기관 직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처우가 떨어지지 않도록 보수체계를 운영한다. 다만 임원은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한다. 정부는 복리후생 강화와 경영평가 인센티브 등 지원책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