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기영 봉화군수 "'800년 한·베 인연' 봉화 미래 바꾼다… K-베트남 밸리, 세계적 거점으로"

입력 2026-09-08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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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베트남 리 왕조 후손 유적지 '봉성면 창평리'
87만7천여㎡ 특구 지정… 2천억원 국책 프로젝트 가동
단순 관광지 탈피한 '상생 정주형 글로벌 복합도시' 구축
8개 특화사업 연계해 생활인구 유입·지역경제 활성화 총력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봉화군 제공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봉화군 제공

"800년 전 시작된 베트남 리 왕조와의 뿌리 깊은 자산을 역사·문화·관광·정주가 하나로 맞물린 복합 거점으로 육성, 봉화를 대한민국 대표 한·베 교류 중심지이자 지속 가능한 글로벌 다문화 선도 도시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최기영 경상 봉화군수는 8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의 지향점을 이같이 역설했다.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 일원 16만2천875㎡ 부지에 총사업비 2천억원(국비 400억원, 도비 200억원, 군비 750억원, 민자 650억원)을 들여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소멸 위기를 돌파할 핵심 미래 전략이다.

국내 유일의 베트남 리 왕조 후손 유적인 충효당과 유허비, 재실 등을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경북도와 손을 맞잡았다.

창평저수지와 스마트팜 등 일대 87만7천372㎡를 아우르는 8개 사업을 엮어 중기부의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 절차를 밟으며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었다. 다음은 최 군수와의 일문일답.

-차이나타운과 차별화되는 봉화만의 킬러 콘텐츠와 미래 청사진은.

▶K-베트남 밸리의 가장 큰 차별성은 다른 지역에서는 모방할 수 없는 봉화만의 한·베 교류 역사와 스토리에 있다. 800년 전 고려에 정착한 베트남 리 왕조의 이용상과 그 후손인 화산이씨가 봉화에 정착하며 남긴 충효당까지 이어지는 역사는 봉화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자산이다.

특히 이러한 역사는 단순한 교류의 흔적을 넘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과 문화를 받아들이고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온 포용의 역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국경을 넘어 시작된 인연이 세대를 거쳐 봉화의 역사와 삶 속에 뿌리내렸다는 사실은 오늘날 다문화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존과 포용의 가치를 보여준다.

문화재 보존에만 머무르지 않고 베트남 문화원과 문화거리, 미식·체험 콘텐츠, 교육과 교류 프로그램, 연수·숙박시설과 이주단지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역사와 문화, 관광과 정주가 함께 작동하는 복합 공간으로 만들겠다. 장기적으로는 관광과 문화는 물론 교육, 정주, 국제교류까지 연계해 봉화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베 교류 거점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160호 규모 이주단지와 특화거리 등을 통한 상생 정주 환경 복안은.

▶정주의 핵심은 단순히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함께 만드는 것이다. 160가구 규모의 이주단지를 계획하고 있지만 주거공간 조성만으로 정착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주단지를 베트남 문화원과 연수원, 문화거리 등 교류공간과 연결하고 특구 안에서 만들어지는 관광·문화·농업 분야의 다양한 활동과 연계해 생활과 경제활동이 함께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

특히 2025년 선정된 문화체육관광부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과 베트남 이주배경인이 관광콘텐츠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관광인력을 육성하고 미식과 마을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주민과 새롭게 정착한 주민이 분리되지 않고 같은 생활권에서 일하고 문화를 나누며 주거와 일자리, 문화가 어우러지는 상생형 정주 환경을 반드시 완성하겠다.

-이주배경인을 위한 '전국 단위 통합 지원 플랫폼' 육성 방안은.

▶주거를 넘어 교육, 생활, 문화, 일자리 등 전 과정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필수적이다. 베트남 문화원과 가칭 다문화 정착 지원센터를 국가기관으로 유치해 제도적 기반을 닦고 문화교육, 생활 적응, 전문 상담 기능을 유기적으로 잇겠다.

아울러 234억원이 투입되는 '봉화 이주사회 연계 도서관' 건립 등 다문화 교육 시설과 관광·농업 일자리를 촘촘히 엮어 이주배경인이 지역사회의 핵심 주체로 서도록 돕겠다. 다양한 배경의 이주민까지 포용 폭을 넓혀 새로운 지방 정착 모델을 만들겠다.

-5만3천310㎡ 규모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와 연계한 영농 일자리 비전은.

▶창평 스마트팜은 첨단 농업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실질 소득을 창출하는 핵심 경제 기반이다. 초기 정착 단계 이주배경인에게 안정적 소득원을 제공하고 온실 농업 기술과 영농 경험을 쌓게 해 농촌 자립을 뒷받침하겠다.

수확한 고품질 농산물은 향후 들어설 '신짜오 봉트남' 레스토랑, 포(Pho)마켓, 쿠킹클래스 등 내부 관광·미식 콘텐츠에 필수 식재료로 우선 공급해 소비와 수익이 지역 안에서 선순환하도록 하겠다. 또 베트남 농업인과 국내 청년 농업인이 교류하는 전문 교육을 운영해 스마트 농업 기술 수출까지 이끄는 협력 모델로 키우겠다.

-충효당 성지순례화, 연꽃공원 등 관광 인프라를 통한 생활인구 극대화 전략은.

▶관광 활성화의 핵심은 시설의 양보다 방문객이 여러 가지를 경험하며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충효당과 화산이씨의 역사를 출발점으로 베트남 문화와 미식, 체험, 창평저수지의 수변경관을 하나의 여행경험으로 연결하겠다.

현재 창평저수지 일원에는 연꽃공원 등을 조성하고 있으며, 씨클로 등 수변 콘텐츠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신짜오 봉트남' 공간을 중심으로 베트남 미식과 푸드클래스, 포(Pho)마켓, 마을여행 같은 참여형 콘텐츠를 더해 올 때마다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겠다.

또한 K-베트남 밸리만 둘러보고 돌아가지 않도록 정자문화생활관, 다덕약수관광지, 목재문화체험장, 힐링 펫빌리지, 문수골 가재마을 등 특구 내 다른 관광자원까지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관광 동선을 촘촘히 엮겠다.

-2026년 10월 '이용상 정착 800주년 행사' 등 대규모 국제 교류 계획은.

▶올해는 이용상이 고려에 정착한 지 80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양국의 인연을 되새기고 봉화와 베트남의 교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 학술·문화적 의미를 알리는 동시에 한·베 문화공연과 교류 프로그램으로 과거의 인연이 오늘날의 교류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줄 방침이다.

특히 행사에 활용될 용머리 장식은 2018년부터 교류를 이어오다 2023년 자매결연을 맺은 베트남 박닌성 뜨선방에서 직접 제작해 기증하기로 해 양 지역 우호와 신뢰를 상징한다. 경북도와 함께 한국에서 자란 뒤 베트남으로 돌아간 청년들의 정착 지원 및 교육·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해 지방정부 주도의 다문화·재외동포 정착지원 모범사례를 만들겠다.

아울러 AI 영상과 웹툰 등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국내외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800년 역사와 K-베트남 밸리의 이야기를 친숙하게 널리 알리겠다.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의 최종 목표와 군민에게 전할 메시지는.

▶지역특화발전특구는 고유한 자원과 특성을 바탕으로 특화사업을 발굴하고 규제특례를 활용해 지역 스스로 성장동력을 만드는 제도다. 이번 특구 지정은 봉화만의 자원과 강점을 하나의 발전전략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봉화가 직면한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관광객 유치를 넘어 사람들이 봉화를 찾고, 머물고, 일하며 삶의 터전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K-베트남 밸리를 비롯해 창평저수지, 스마트팜 등 8개 특화사업을 연계해 관광과 일자리, 정주 기반을 갖추겠다. 방문객의 소비가 일자리와 창업으로 이어져 지역상권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기존 주민과 이주배경인이 어우러지는 지속 가능한 봉화를 만들 테니, 군민들께서 일자리와 지역상권, 생활인구 증가 등 실질적인 변화를 생활 속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기영 봉화군수. 손병현 기자
최기영 봉화군수. 손병현 기자
최기영 봉화군수(왼쪽)는 지난달 24일 주한 베트남대사관을 방문해 부 호(Vu Ho) 대사를 만나 한-베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봉화군 제공
최기영 봉화군수(왼쪽)는 지난달 24일 주한 베트남대사관을 방문해 부 호(Vu Ho) 대사를 만나 한-베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봉화군 제공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봉화군 제공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봉화군 제공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봉화군 제공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봉화군 제공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베트남 연꽃공원 조감도. 봉화군 제공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베트남 연꽃공원 조감도. 봉화군 제공